이란, 세계 최대 감염국 된 미국 '맹공'…"돕겠다" 역제안도

미국이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되자 이란이 이를 놓치지 않고 정치적 공세를 높이고 있다.

이달 초·중순만 해도 이란의 코로나19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자 미국이 "이란은 우리에게 도와달라고만 하면 된다"라면서 이란 정권을 압박한 사실을 돌이켜보면 순식간에 공수가 역전된 모양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에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의료장비를 요청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기사를 게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나라를 가리지 않고 세계를 유린한다.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조차 다른 나라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 테러리즘(제재) 중단을 거부했다.

미국은 영원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원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25일에는 트위터에 "팬데믹도 폼페이오(미 국무장관)가 분출하는 (이란에 대한) 3류 여론전을 멈추지 못할 것이다. 그는 국무장관인지 증오장관인지 궁금하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27일에도 트위터에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수용시설에 갇힌 이란인 과학자가 그곳의 열악한 위생 상태를 영국 가디언에 고발한 인터뷰 기사를 인용하면서 "미국은 코로나19가 심각한데도 끔찍한 감옥에 갇힌 수감자를 일시 석방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26일 "미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우리를 돕겠다고 했는데 그런 도움은 필요 없다. 오히려 우리의 충분한 의료 체계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미국 국민을 도울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23일 "미국은 이란 국민을 포함해 외국에 1억달러 규모의 의료 지원을 제안했다"라며 "음모론을 지치지 않고 지어내는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가 국민보다 이념을 우선한 탓에 이를 거절했다"라고 비판한데 대한 '역제안'인 셈이다.

아울러 키아누시 자한푸르 이란 보건부 대변인은 27일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 등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점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적들도 전염병에 걸리기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방의 각료가 줄줄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을 보라. 이란 고위직이 감염됐을 때 그들은 우리에게 뭐라고 했나"라고 말했다. 이란에서 부통령, 고위 성직자 등이 지난달 말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사망했을 때 일부 서방 언론이 이란 지도부가 '마비'돼 이란의 체제 전체가 흔들릴 것으로 전망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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