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제 전 하나라도 더' 약국·우체국·농협 마스크 구매 행렬

지역별로 마스크 공급 사정 달라 혼선…시민 불만 여전

정부가 세 번째 마스크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국민 줄서기 고통은 계속됐다.지역별로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였으나 여전히 우체국 등에 긴 줄이 형성됐고, 몇 시간을 기다려 겨우 1장을 손에 쥐게 되는 현실에 불만이 터져 나왔다.
6일 오전 7시 대구 수성우체국 앞에서 줄은 선 한 80대 할머니는 "다른 사람을 보내면 안 된다고 해서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지팡이에 의지해 겨우 서 있던 백발이 성성한 이 할머니는 이날 3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겨우 1천500원짜리 마스크 한 장을 샀다.수성우체국 마스크 판매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초등생 자녀 2명을 데리고 나온 40대 여성은 "갈수록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어 오늘은 자고 있던 아이들까지 깨워서 데리고 나왔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마스크를 최대한 확보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경북체신청은 이날 대구지역 79개 우체국에서 최소 280장에서 최대 700장까지 모두 2만5천370장의 마스크를 공급했다.대구농협은 이날 시내 20개 점포에서 매장당 100장씩, 모두 2천장의 마크를 공급했다.

마스크 판매 시간은 종전처럼 오후 2시를 유지하고, 농협도 우체국과 마찬가지로 오전 9시 30분부터 줄을 선 사람들에게 번호표를 배부했다.

번호표는 곧 동났다.농협은 다만 판매 시간은 종전처럼 오후 2시를 유지했다.

또 다른 공적 마스크 판매처인 약국은 지역별로 다른 양상을 보여 혼란이 계속됐다.

세종시청 인근 한 약국 앞에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 11시 개시 전에 준비된 152장이 동났다.

약국에서는 1인당 2장씩 살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76명이 마스크를 산 셈이다.

출근길 시민들의 발길이 약국으로 이어졌지만, 대기 줄은 전날보다 훨씬 줄었다.

세종 시내 일부 약국은 중복 구매를 막자는 취지에서 판매 시간을 오후 3시로 맞췄다.

약국마다 200∼250장 정도의 수량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대구 시내 일부 약국에는 아침부터 마스크 구매 가능 여부를 묻는 시민 문의가 쇄도했으나 마스크를 공급받지 못해 관계자들이 고역을 치렀다.

그러나 수성구의 한 약국 관계자는 ""아침부터 공적 마스크를 사려고 밀려드는데 정작 공급받은 마스크도 없고 전산시스템에 관련해서 안내받은 게 없다"면서 "정부가 일선에서 준비되지 않은 것을 먼저 발표해 현장에서 혼란이 크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상황은 또 달랐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한 약국 앞에는 주민 10여 명이 이른 시간부터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을 늘어섰다.

약국 주인 A(40대) 씨는 "마스크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매일 아침 약국 문을 열기 전에 시민들이 줄을 서 계신다"며 "많을 때는 50여 명이 한꺼번에 몰려 줄을 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줄을 선 시민들은 마스크를 각각 두 장씩밖에 구하지 못했다.

정부가 마스크 5부제를 앞두고 사재기 방지를 위해 이날부터 마스크 구매 수량을 1인 2매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시민 박모(56) 씨는 "5부제를 앞두고 마스크를 미리 구해보려고 일찍부터 나왔다"며 "못해도 5장은 구할 수 있을 줄 알고 두 시간 넘게 줄을 섰는데 허무하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공적 마스크 판매를 진행 중인 인근 하나로마트도 사정은 비슷했다.

오전 9시 30분부터 배부하는 번호표를 받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긴 줄이 생겼지만, 1인당 구매 수량이 1매에 불과해 사전에 정보를 듣지 못한 시민들의 허탈감을 자아냈다.인근 주민 김모(36) 씨는 "집에서는 마스크를 잘 안 끼다가 외출하거나 타인과 마주칠 일이 있을 때 마스크를 꺼내 쓰는데, 1장만 살 수 있을 줄 알았으면 애초에 안 나왔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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