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달 전 KF99 권고했던 정부, 마스크 수급난에 "건강하면 쓰지 말라"

김상조 "노약자 위해 양보해야"
정부, 수차례 마스크 사용 권고 기준 완화
통합당 "이제 와서 쓰지 말라니 무책임"
6일 오전 서울 종로5가 인근의 한 약국 앞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깨끗한 환경에서 일하거나 건강한 분들은 마스크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불과 한 달 전 정부는 일반인들에게 KF99 보건용 마스크를 권고했었다.

김 실장은 6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마스크는 의료진처럼 오염 가능성이 큰 환경에 있는 분들이 쓰거나 감염됐을지 모르는 호흡기 질환자, 기저질환이 있는 노약자 등이 주로 쓰셔야 한다"며 "다른 사람을 배려해줘야 정작 마스크가 필요한 분들이 그것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지난 1월 29일 식약처는 감염 예방을 위해 KF94나 KF99 마스크를 권장했다. 환자가 20명대로 늘어난 이후엔 일반인은 KF80까지만 쓰면 된다고 권고 기준을 완화했다.

마스크 품절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엔 KF80 이상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하는 대상을 감염 의심자를 돌보는 사람, 의료기관 방문자, 감염 위험이 높은 직업군 종사자 등으로 제한했다.

급기야 오늘 김 실장은 건강한 일반인은 마스크를 쓰지 말라는 지침을 공개한 것이다. 식약처는 당초 마스크 재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지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마스크 1개로 3일씩 써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종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마스크를 국민에게 제때 제대로 제공할 수 없으니 이제 와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손 씻기가 우선'이라고 한다"며 "마스크가 모자라니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무책임한 모습이 현 정부의 적나라한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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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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