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프라이머리…'우편'·'드라이브스루' 투표 등장

캘리포니아·워싱턴주 등 고육지책…"생명이 공정한 선거보다 더 중요"
"현장 두려워말길, 손씻기 중요" 반박도…현장에 손세정제·라텍스장갑 비치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의 분수령이 될 '슈퍼화요일'을 목전에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경선을 치르는 일부 주들이 우편이나 드라이브스루 투표를 준비하고 있다. 혹시 모를 감염 우려에 대비해 사람 간 접촉을 최대한 피하겠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솔라노 카운티는 유권자가 직접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차도 가장자리 연석 부분에 투표용지를 넣을 수 있는 장소를 설치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솔라노 카운티는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나온 미국 내 첫 지역이다. 이 지역 선거관리관인 존 가드너는 "평소에도 차에서 내리지 않고 투표할 수 있다면 많은 이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길 원하는데, 많은 사람과 밀접하게 모이는 데 대해 우려할 때는 특히 더 그렇다"고 말했다.

일부 선거 전문가들은 비록 몇몇 주 관계자들이 급하게 수정하는 선거정책을 일축하고 있음에도 새 공중보건 위협에 비춰 부재자 투표 정책 완화를 촉구했다.

캘리포니아대 선거법 교수인 릭 하센은 "지금은 재난이 닥치기 전에 각 주들이 규칙 변경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의 사태 중 하나는 선거권 행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공장소의 잠재적 폐쇄"라며 "선거 관계자들은 비상계획에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편 투표를 허용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는 유권자들이 그런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고 오는 10일 경선을 치르는 워싱턴주 등 일부 주들은 실제로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우편으로 보내거나 자동차에서 직접 투표함에 넣도록 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주지사 대변인인 케이시 캐팀스는 이런 시스템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더디게 할 뿐 아니라 독감 시즌 동안 대중을 보호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어떤 감염병이라도 전염 잠재성을 줄이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미시간주 국무장관인 조셀린 벤슨은 이번 주 캘리포이나에서 열린 선거법 회의에서 오는 10일 경선을 앞두고 부재자 투표에 대한 요청이 급증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집에서 투표하거나 이유 없이 부재자 투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그것은 만일의 사태의 관점에서 보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오하이오주 프랭크 라로즈 국무장관도 "공정하고 정직한 선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생명과 건강, 안전"이라고 말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앞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검사 증가에 따라 확진자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손 씻기나 기침·재채기를 할 때 입을 가리는 것 같은 간단한 조치가 질병 확산을 막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면서 투표장에 가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선거 관계자들도 많은 유권자가 여전히 그들의 등록상태 변경 또는 언어장벽이나 장애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것처럼 직접 투표장에 가는 것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 때문에 새크라멘토 카운티는 투표장에 손 세정제와 물티슈, 터치스크린 투표 기기 작동 시 쓰는 라텍스 장갑 배포 등 예방 조치를 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보건안전센터 부교수인 제니퍼 누조 박사는 "공공장소가 몇주 전보다 더 위험한 것은 아니다"라며 "사람들이 두려움에 (투표를 하지 않고) 집에 머문다면 그거야말로 국가에 정말 안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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