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체제 '막후 조종자' 수르코프 대통령 수석보좌관 경질

코작 부총리가 역할 넘겨받아…대통령궁은 경질 사유 함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블라디슬라프 수르코프 대통령 수석 보좌관이 경질됐다고 AFP통신과 BBC뉴스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러시아 대통령궁은 웹사이트를 통해 수르코프 보좌관의 해임을 발표했으나 해임 사유나 새로운 역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20여년간 푸틴 대통령 체제의 실력자로 통한 그는 푸틴 대통령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세우고 이를 공고히 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최근 몇년 사이에는 러시아의 대(對)우크라이나 정책을 실질적으로 책임졌다. 그러나 이달 초 푸틴 대통령의 또 다른 측근이자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세력과 긴밀한 관계인 드미트리 코작 부총리가 수르코프의 역할을 넘겨받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때 러시아 정치권에선 수르코프의 손을 거치지 않고는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회색 추기경'(막후 의사결정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특히 2000년대 중반 대외 강경 노선과 민간에 대한 통제 강화를 골자로 한 '주권 민주주의 정책'을 입안한 인물이다. 주권민주주의는 러시아를 넘보려는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주권을 지키겠다는 '러시아식 민주주의'로, 결국은 푸틴 대통령에게 도전할 수 있는 어떤 세력도 성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종의 '관리된 민주주의'를 뜻한다.

이 정책에 따라 그는 러시아 하원의 모든 정당은 물론 의회 밖 친 푸틴 성향의 청년 조직까지 관리했으며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예술가들도 후원했는데 이 또한 계획된 행동으로 추정된다.

많은 이들은 그가 야당도 통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르코프 경질은 그러나 영구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그가 과거에도 경질됐다 크렘린으로 복귀한 적이 있어서다.

그는 2011~2012년 당시 푸틴 총리의 대통령 출마를 거부하는 시위가 장기화하며 경질됐으나 2년 뒤인 2013년 우크라이나 및 옛 소비에트 연방 국가와 러시아 간의 관계를 감독하는 역할을 맡아 푸틴 사단에 복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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