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영입 논란 "탈북자도 우리 국민" vs "남북대화 걸림돌 될 것"[이슈+]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운데)가 11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입당과 4·15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발표한 뒤 황교안 대표(오른쪽),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과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탈북 인사인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4·15 총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그것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북한 체제와 정권 유지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북한 내 엘리트들, 세계 각국에서 근무하는 저의 옛 동료들인 북한 외교관들, 특히 자유를 갈망하는 북한의 선량한 주민들 모두 희망을 넘어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한국당의 태 전 공사 영입에 대해 정치권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태 전 공사가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면서 "북한 주민이 우리 국민이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그들의 목소리도 국민의 대표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위원장은 "그것도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에서 당선된다면 매우 상징적인 의미"라며 "어떤 이유에서든 탈북해도 형사절차를 무시하고 머리에 두건을 씌워서 북송해버리는 정권과 대비시켜야 한다"고 했다.

반대로 태 전 공사가 정치에 입문하면 남북 대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설 예비역 육군준장·순천대 초빙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태 전 공사는 그 성격상 망명객과 비슷하다"면서 "망명객을 자국의 국회의원으로 공천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상대방과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설 교수는 "한국당이 태 전 공사를 공천하는 것은 나중에 권력을 장악하더라도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쪽에서는 대화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만일 한국당이 권력을 잡으면 그 기간 내내 남북은 군사적인 갈등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태영호가 공천이 되는 순간부터 그를 그냥 살려두기 어려울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 그를 해치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한국당이 태 전 공사를 공천하는 것은 정치판을 대화와 타협이 아닌 갈등과 분열로 몰고 가겠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한설 교수는 "태 전 공사 공천이 뉴스거리를 만들어 한국당의 총선전략에 유리할지는 모른다"면서도 "국가 안보전략 차원에서는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한국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강남갑이나 탈북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양천·노원·강서 지역 등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전날 태 전 공사 영입을 발표하면서 "(탈북·망명자 중) 지역구에 출마해 당당히 유권자 심판을 받겠다고 자처한 사람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탈북자 중 비례대표로는 조명철 전 통일교육원장이 지난 2012년 18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적이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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