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 강자' 키움證도…"IB부문 등이 영업익 비중 더 커져"

창사 19년 만에 비중 50% 돌파
채권발행 주관 8→6위로 껑충
"증권업 수익원 IB로 기울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키움증권의 주식거래, 자산운용(WM) 등 리테일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창사 후 19년 만에 처음으로 투자은행(IB) 등 비(非)리테일 부문에 뒤진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은 증권업계에서 모바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리테일 최강자로 꼽힌다. 핵심 수익원이 IB 쪽으로 완전히 기운 증권업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란 평가다.

1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키움증권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IB, 자기자본투자(PI) 등 비리테일 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56%로 높아졌다. 전년도까지 키움증권의 비리테일 부문 영업이익은 전체의 30~40%에 머물렀다.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던 리테일 부문과 연계된 IB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운 게 결실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회사채 발굴에 적극 뛰어들면서 채권발행시장(DCM) 분야를 중심으로 IB 사업이 급격히 확장됐다.

2018년 DCM 부문 8위에 올라 처음으로 증권업계 10위 안에 진입했던 키움증권은 지난해 142건, 4조9005억원어치 채권 발행을 대표 주관해 순위를 6위로 끌어올렸다. 대한항공, 두산 등 신용등급이 낮아 수익성이 높은 기업들의 채권 발행을 성공시키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증시 반등의 영향으로 강점인 리테일 부문도 실적이 크게 개선됐을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추산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작년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보다 74.6% 증가한 3374억원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6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키움증권의 작년 4분기 순이익이 컨센서스보다 39.3% 많은 784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증권업계는 키움증권이 올해도 연초 증시 활황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증권사는 8일 하루에만 계좌 6971개가 신규 개설되는 ‘대박’을 터뜨렸다.

IB 사업에서도 올해 최대 규모로 꼽히는 HDC현대산업개발 유상증자에 주관사로 참여하는 성과를 올렸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비중이 높지 않아 올해 증권사 실적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금융당국의 부동산금융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신용공여 한도의 대부분이 리테일 신용공여”라며 “신용위험액 특례를 받고 있지 않아 영업용순자본비율(NCR)에 영향도 없다”고 내다봤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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