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저수조 청소까지 담당하는 보건교사…업무 정상화해야"

경기 보건교사들 "환경위생 업무 교육지원청이 일괄 맡아야"

학생 건강관리와 보건교육을 담당하는 보건교사들이 각종 학교 행정 및 시설업무에 내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경기도보건교사회가 도내 2천131개 학교 보건교사를 대상으로 벌인 '보건교사 및 학생건강관리 외 업무현황' 설문조사(중복응답) 자료를 보면 미세먼지(79.1%), 공기 질 관리(67.9%), 정수기수질검사(66.4%), 학생 정서·행동 관리(62.6%) 등 보건교사들이 고유업무와 무관한 일을 도맡고 있다.

이외에도 방역(26.9%), 폭염대비(22.8%), 옥내급수관수질검사(17.4%), 저수조청소(5.8%) 등 시설관리 업무에도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교사들은 '보건실 이용 학생이 상당한 데다 단체 감염병 발생 대처,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요양호 학생' 등 이미 고유 업무만으로도 과부하 상태이기 때문에 업무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보건교사회가 작년 보건교사 1천516명에게 '1일 보건실 이용자 수 50명 이상인 학교에 근무하는지'를 조사해보니 응답자 전체의 54.7%가 '그렇다'고 답했다.

3.9%는 '하루에 100명 이상이 보건실을 찾는다'고 답했다.

연간 응급환자 이송자 수도 10명 이상이 31.9%, 20명 이상은 9.7%에 달했다. 천아영 경기도보건교사회장은 "갈수록 학생 건강관리 요구가 늘어 보건교사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데, 학교장 권한으로 보건교사 1명에게 각종 업무가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숙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보건위원장은 "상당수 타 시도교육청은 학교 먹는 물 수질검사나 공기질, 저수조 관리 등은 지역교육지원청이 일괄 관리해 보건교사의 업무부담을 줄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경기도교육청도 보건교사가 학생 건강관리와 보건교육에 충실할 수 있도록 환경위생 관련 업무는 교육지원청이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보건교사회, 전교조 경기지부 보건위원회 소속 보건교사들은 이날 오후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학생건강권 보장을 위한 보건교사 역할 정립에 관한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도의원, 도교육청 관계자, 학부모 등과 논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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