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있는 아들아, 후배 통해 꽃 피렴" 노모, 전재산 기부

고 이창준씨 어머니 윤영옥여사, 아들 모교 학생 보고 '뜨거운 눈물'
오현고, 기부금 5억원 학교장학회 설립 지원·기념 흉상 건립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아들의 모교 후배 학생들을 손주로 여기시고 어머님께서 마지막으로 어렵게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하셨습니다. "
고(故) 이창준 씨의 오현고등학교 동창인 정종학(68) 오현고 총동문회장은 9일 슬픔과 안타까움, 감동이 교차하는 감정을 추스르며 이처럼 말했다.

제주 오현고등학교에서는 8일 고 이창준씨의 어머니 윤영옥 여사(91)와 윤 여사의 친인척, 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창준장학회' 장학금 기탁식이 열렸다.

이날 기탁식에서 고 이창준씨의 어머니 윤 여사는 전 재산을 정리한 모은 3억원을 학교에 기탁했다. 2010년 2억원을 쾌척한 데 이어 두 번째 기부다.

윤 여사는 서울에서 조그만 가게를 하며 힘겹게 모은 돈을 아들의 모교에 모두 기부했다.

기탁식 행사에서 윤 여사는 친인척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행사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기력이 약해졌으나 기부하는 마음만은 뜨거웠으며 아들 모교의 후배 학생들을 보고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윤 여사는 아들 이창준씨가 태어난 후 1년 만에 남편을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가족이라고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아들에 의지하며 살았다.

고 이창준씨는 오현고를 20회 졸업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닌 후 한국은행 본사에 근무했으나 안타깝게도 33세의 젊은 나이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오현고 강재길 교무부장은 "여사께서 보여준 자식에 대한 한없는 사랑은 이제 교육과 후배들에 대한 숭고한 사랑의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고에서는 이창준장학회를 설립해 운용하고 있으며 총 34명의 학생에게 그간 장학금을 줬다.

또 학교에 이창준씨의 흉상을 세워 이창준장학회를 기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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