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드러난 '현대판 장발장 부자' 실체? '궁금한 이야기Y' 지인 인터뷰

'궁금한 이야기Y' 취재
지인은 "99% 연기" 주장
'장발장 부자' 실체 놓고 논란
SBS '궁금한 이야기Y' 현대판 장발장 부자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많은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이른바 현대판 장발장 부자의 실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0일 A 씨와 그의 아들 B 군은 인천의 한 마트에서 식료품을 몰래 훔치다 적발됐다. 그러나 이들은 생활고를 호소했고, 결국 마트 주인은 부자를 용서했다. 이뿐만 아니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도 부자를 경찰서가 아닌 국밥집으로 데려가 식사를 대접했고, 한 노신사는 이들 부자에게 20만 원을 건네기도 했다.이 이야기는 이후 '현대판 장발장'이라고 불리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 회의에서 언급할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장발장 부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A 씨의 사연이 지나치게 미화된 것이라는 것. 이에 지난 27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해당 의혹에 대해 취재했다. A 씨와 그의 지인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논란은 더욱 커졌다.

A 씨는 택시기사로 일하다 그만뒀는데, 택시 회사 직장동료들이 기억하는 A 씨의 평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한 직장동료는 "내가 아는 그 형은 99% 연기"라며 "애가 아픈데 병원비가 없다고 해서 10만 원을 빌려줬는데 '토토' 하려고 그런 것이었다"고 말했다.또 다른 직장 동료는 "차를 세워놓고 잠이 들었는데, 만 원짜리가 다 없어졌다"며 "블랙박스에는 A 씨만 찍혀있었다"고 주장했다. A 씨가 택시기사로 일할 때 손님이 두고 간 휴대폰 파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는 증언도 있었다.

A 씨가 근무했던 택시 회사 관계자도 "영수증 앞의 숫자를 바꿨다"라며 "도둑 성향이 좀 있는 사람이다. 한두 번도 아니고 이 회사, 저 회사 다니며 미입금시키고 도망가버렸다"라고 밝혔다. A 씨가 택시 기사로 재취업하지 못하는 이유도 병 때문이 아닌 미입금으로 인해 회사들이 안 받아줬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제작진은 A 씨와도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A 씨는 먼저 "친구들이 말도 안 되게 안 좋은 쪽으로만 올려놨다"며 자신에 대한 폭로에 억울함을 나타냈다. 택시 회사에 입금하지 않은데 대해서도 "사납금은 내려고 노력한다"며 "내가 돈을 떼먹는 게 아니다"라고 항변했다.일부 잘못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택시 기사 시절 승객의 휴대전화를 챙겼다는 폭로에 대해서는 "부수입"이라면서도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A 씨는 '장발장 부자'로 불린 계기가 된 당시 사건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현재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내용과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었다. 그는 "그날은 배가 고파서 그런 것보다도"라며 "나라에서 혜택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 달 135만 원의 기초생활보장수급비로 살아가는 게 어려운 건 맞지만 이렇게 유명해질 줄은 몰랐다는 게 A 씨의 입장이다. 그는 "후원받을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뉘우치면서 "대학병원에서 검사해보고, 괜찮아지면 취업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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