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구조조정 마무리 한 백판지업체…세하, 본격적인 매각 절차 돌입

지분 71.6%·503억 규모 채권
한국·신풍제지 등 인수 저울질
▶마켓인사이트 12월 2일 오후 3시5분

유가증권시장 상장 백판지 제조업체 세하가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백판지 시장 내 과점 사업자라는 점에서 국내 제지업체를 중심으로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는 2일 세하 매각공고를 내고 공식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매각 대상은 유암코가 보유하고 있는 71.6%의 세하 지분 및 503억원 규모 채권이다. 예비입찰은 오는 19일이다. 이후 다음달 17일까지 약 4주간 실사 기간을 거쳐 본입찰을 할 예정이다. 매각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이 맡았다.

세하는 1984년 설립돼 1996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제과, 제약, 화장품 등의 포장재로 쓰이는 범용 백판지(SC마니라지, 아이보리지 등)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1772억원의 매출을 거둬 총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백판지 시장에서 약 1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세하를 비롯해 한솔제지, 깨끗한나라, 신풍제지, 한창제지 등 5대 백판지 업체들은 국내 시장의 95%를 장악하고 있다.2015년까지 적자를 이어가다 유암코의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화된 2016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5년 84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이 2016년엔 109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2018년에도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150억~200억원대다.

세하 인수전은 흥행을 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의 폐지 수입 제한 조치로 백판지 원료인 고지(폐지) 가격이 하락한 덕분에 백판지업계의 수익성이 높아진 데다, 매년 온라인 쇼핑 시장이 20%대 성장 곡선을 그리며 포장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한국제지, 아세아제지, 무림페이퍼 등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SI)들이 세하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수급이 양호한 상황에서 사업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는 SI들이 세하 인수에 높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올해 들어 국내 제지업계는 ‘대주주 손바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세아상역은 한솔제지, 중국 제지업체 샤닝페이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지난 9월 골판지 업체 태림포장을 품었다. 지난달에는 한국제지가 골판지 제조업체 원창포장공업을 인수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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