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아람코, 드론 피격에 이익 30% 날아가

3분기 매출은 16% 줄어
사우디 테러 방어 능력 의문
기업가치 2조달러 쉽지않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지난 3분기 이익이 드론 피격 사건(사진)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면서 역대 최대로 예상되는 기업공개(IPO)가 성공할지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람코의 3분기(7~9월) 매출은 805억3000만달러(약 93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969억달러) 대비 16.89% 줄었다. 순이익은 212억9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303억달러)에 비해 30% 감소했다.지난 7~9월 배럴당 유가는 평균 62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7% 떨어지는 데 그쳤지만 순이익은 30% 줄어든 셈이다. 9월 석유시설 피습으로 비용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드론 공격 사건 직후 야시르 알루마이얀 아람코 회장이 “재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과 상반된다. 아람코는 지난 9일 공개한 600쪽 분량의 투자안내서에서 “정치적 불안과 테러 행위는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WSJ는 “3분기 실적은 투자자들이 아람코를 둘러싼 위험을 느끼기 충분하다”며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지가 기업가치 평가에 중요하게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람코는 또 다른 투자 위험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아람코는 투자안내서에서 “향후 20년 내에 세계 석유 수요가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며 2035년을 수요가 꺾이는 시점으로 전망했다. 기후변화 규제와 전기자동차, 차량공유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가능성 등을 인정했다.부진한 3분기 실적으로 아람코 기업가치를 둘러싼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WSJ는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경우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2조달러로 추산하고 있지만, 투자은행(IB)들은 1조3000억~1조7000억달러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람코는 지분 5%를 사우디 타다울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에 1, 2차로 나눠 상장할 예정이다. 개인투자자 청약은 오는 28일, 기관투자가 청약은 12월 4일에 마감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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