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반사이익 누리는 베트남 펀드

베트남펀드가 8월 글로벌 조정장에서 선방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지만, 베트남은 중국을 대체하는 제조업 생산기지가 될 것이란 전망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20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20개 베트남 주식형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45%로 집계됐다. 이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 중 유일하게 수익을 냈다. 해외주식형 펀드는 한달간 평균 3.22% 손실을 봤다.개별 펀드별로 살펴보면 상장지수펀드(ETF)인 한국투자신탁 ‘KINDEX베트남VN30’이 한달간 4.58%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3.64%)’ ‘삼성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UH(3.11%)’ ‘한화베트남레전드(2.91%)’ ‘IBK베트남플러스아시아(2.51%)’ ‘미래에셋베트남증권(2.48%)’ 등이 뒤를 이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한국 증시를 비롯해 전세계 증시가 대부분 하락했지만 베트남 증시는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간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베트남이 미·중 무역전쟁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신흥국전략 연구원은 “글로벌 기업들이 높은 관세를 피해 중국 공장들을 이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베트남이 가장 많이 이득을 볼 수 있는 국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6월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것도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상반기 베트남 상장사들이 좋은 실적을 낸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베트남의 코스피지수인 VN지수에서 시가총액 23.2%를 차지하는 빈그룹과 관련주들의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베트남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빈그룹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0%, 순이익은 89.6% 늘었다.

이 영향으로 빈그룹은 지난달 29일 1년 내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임대, 자동차, 스마트폰 제조 분야의 매출이 크게 늘어 전체 수익 개선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베트남펀드가 조정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는 입소문에 펀드자금도 몰리고 있다. 올들어 베트남펀드에는 1163억원이 순유입됐다.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유일하게 돈이 새로 들어왔다. 이재선 연구원은 “"베트남은 중장기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와 높은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자본유입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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