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보다 무이자"…금융혜택 '팍팍' 늘리는 미분양 아파트

강원도 원주 미분양 여전
원주 더샵 센트럴파크, 중도금 조건 '무이자'로 변경
조건 변경되면서 미분양 소진중
'원주 더샵 센트럴파크' 1단지와 2단지 조감도.
미분양 아파트가 시장침체의 주범에서 활기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내걸면서 지역 시장 또한 움직이고 있다.

강원도 원주시가 이러한 경우다. 원주시는 지난해 4월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돼 1년 4개월째를 맞고 있다. 도내에서 동해시 다음으로 관리기간이 오래된 지역이다. 원주시는 1분기에도 1000가구가 넘는 미분양 아파트가 있었고, 신규 분양 물량이 추가되면서 미분양 아파트는 3000가구를 넘어섰다.최근 미분양이 늘게 된 계기는 포스코건설이 원주시 무실동 명륜동 일대에 짓는 '원주 더샵 센트럴파크'에서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서다. 이 아파트는 4개 단지로 이뤄진 2656가구의 대단지다. 주택청약에서는 2순위까지 대부분 마감됐지만, 계약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단지는 원주중앙공원 내에 들어서는데다 규모가 워낙 큰 편이다. 4개의 단지마다 특징이 있고, 그렇다보니 같은 면적이라도 가격 차이가 다소 벌어졌다.

원주에는 기업도시나 혁신도시 등 신도시급 아파트 분양이 최근에 있었다. 몇 년 사이에 물량이 쏟아지다보니 분양을 받아놓은 지역주민들도 많았다. 문제는 공급과잉으로 시장이 얼어붙다보니 분양권이나 보유했던 집들의 매도가 안된다는 점이다. 무실동에 살고 있는 A씨는 "기업도시에서 보유했던 분양권을 처분하고 살던 지역에서 아파트를 새로 구할까 싶은데 팔리지 않고 있다"며 "금융부담이라도 적으면 움직여볼 요량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역 부동산 분위기에 한국자산신탁과 포스코건설은 결단을 내렸다. 최근 이 단지의 중도금 분양조건을 '이자 후불제'에서 '무이자'로 변경한 것. 계약금도 1차로 1000만원만 받는 정액제를 실시했다. 동시에 초창기에 계약을 했던 수분양자들도 계약조건을 소급해 변경했다. 분양가에 따라 다르지만 계약자들은 적게는 700만원에서 최대 1500만원에 가까운 이자비용을 줄이게 됐다.
'원주 더샵 센트럴파크' 3단지 조감도.
'중도금 무이자'와 같은 분양조건의 변경은 '미분양'을 소진하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꼽힌다. 이자에 대한 부담을 시행사나 시공사가 고스란히 지게 되서다. 그러나 계약자들 입장에서는 입주 때까지 부담이 없어 좋은 분양조건으로 불린다.

분양 관계자는 "지역 부동산 시장을 감안해 입주 때까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무이자'를 내걸게 됐다"며 "원주 시내에서 드물게 나오는 공원 내 대단지인만큼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 단지는 중도금 무이자 조건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미분양이 줄고 있다. 지난 달에 30여채 이상이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분양이 많은만큼 로열동이나 로열층들도 남아 있고, 계약 또한 이들 동호수 중심으로 우선 성사되고 있다.

원주 더샵 센트럴파크에서 4단지는 195가구의 작은 규모지만,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과 춘천지방검찰청 원주지청과 가까워 인기를 끌었다. 계약률이 80% 정도로 잔여가구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1단지는 4개의 단지 중 가장 큰 규모인 936가구로 관심을 받았고, 1단지와 이어지는 2단지 또한 836가구로 수요자들이 찾고 있는 단지다. 3단지는 나머지 단지들과는 거리가 있지만, 서원주 초등학교과 인접한데다 전용 59㎡가 포함됐다. 전용 59㎡의 분양가는 1억원대 후반에서 2억원 초반에 분포됐다. 계약금 기준으로 2000만원 정도의 자금만 있으면 중도금의 부담없이 우선 계약이 가능하다.

명륜동 B공인중개사는 "아파트가 분양중에 분양조건을 변경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이자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만큼 관심있던 수요자들이 직접 움직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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