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창업·벤처기업에 3년간 20조 투입"

9일 '혁신금융협의회' 출범
그룹차원의 컨트롤타워 역할
하나금융그룹이 2021년까지 3년간 약 20조원을 창업 및 벤처기업에 투입한다. 담보가 부족하지만 경쟁력 있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제공하는 기술금융 등 혁신금융의 공급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혁신금융 컨트롤타워 출범하나금융은 그룹 차원의 혁신금융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혁신금융협의회’를 출범하고 이런 사업과제를 추진한다고 9일 발표했다. 협의회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사진)이 의장을 맡고 계열사 사장 및 그룹 주요 임원 17명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기업여신시스템 혁신 및 관련 대출 확대에 나서면서 직간접 투자와 펀드 조성 등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혁신금융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그룹 차원에서 적극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이 혁신금융에 3년간 20조원을 투입하는 것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내놓은 3개년(2018~2020년) 혁신금융 공급 규모인 15조원보다 5조원 늘렸다. 지난해엔 6조4000억원가량을 혁신금융으로 공급했다.

김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협의회 출범을 알리며 “모든 계열사 직원이 혁신금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혁신금융은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혁신금융이 경제 선순환을 통해 결국엔 그룹 전반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하나금융의 벤처캐피털 자회사인 하나벤처스가 이달 결성할 ‘하나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전환)펀드’도 혁신금융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펀드는 디지털 전환에 기반한 기술혁신형 기업을 위한 벤처펀드다. 총 10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하나금융이 550억원을 출자한다.
“디지털 혁신 다각도 지원”

하나금융은 올 들어 혁신금융에 더욱 고삐를 조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5000억원가량의 직간접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원큐(1Q) 애자일 랩 8기 출범식’을 열고 스타트업 지원 규모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원큐 애자일 랩은 KEB하나은행이 2015년 6월 시중은행 중 처음 내놓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지난해까지 총 54개 스타트업을 발굴해 12개 기업에 39억원을 직접 투자했다.올해 지원 대상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핀테크(금융기술) 분야 스타트업 10곳이다. 이들에는 사무공간, 경영 및 세무 멘토링, 네트워크 등을 제공한다. 하나금융 계열사 내 현업 부서와의 협업도 진행한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투자 규모만 늘리는 게 아니라 해외 진출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것”이라며 “스타트업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디지털 혁신을 일으키는 사업모델이 되도록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원 대상 중 유망 스타트업에는 지역 거점 대학과 산학연계 활동을 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 행장은 “2021년까지 3년간 200억원 이상의 지분 투자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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