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북한은 바닥 찍은 우량주"

부산대서 명예박사학위 받아
"스위스 유학파 김정은, 김일성·김정은과 다른 실험 중"
"부채 없고 SOC 투자 기회 많은 北… '통일 효과' 클 것"
22일 부산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특강하는 짐 로저스 회장. / 사진=부산대 제공
“북한이 ‘바닥’에 있다는 게 역설적으로 기회요인이다.” 로저스 홀딩스를 이끄는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 회장(사진)이 북한에 투자하는 핵심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북한을 엄청난 ‘통일 효과’가 기대되는 저평가 우량주로 본다는 설명이다.

로저스 회장은 22일 부산대에서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수여받고 ‘한반도의 통일과 미래’를 주제로 특강했다.그는 특강에서 “19세기가 영국, 20세기가 미국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중국을 비롯해 한국과 북한의 세기로 바뀌고 있다”면서 “곧 38선이 사라지고 8000만 인구와 북한의 풍부한 자원이 함께 하는 한국은 흥미진진한 국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 미국과 일본의 투자는 북한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돼 부산에서 런던까지 연결돼 차를 타고 가는 날이 올 것이다. 한국에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북한에서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북한 학생이 한국에서 공부하도록 장학금을 조성할 의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질의응답에서도 시종일관 밝은 전망을 이어갔다.로저스 회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스위스에서 유학해 과거 그의 할아버지(김일성)나 아버지(김정일)와는 다르다. 실험을 통해 과감한 개혁과 변화를 시도한다”고 평가한 뒤 이에 따라 “북한도 과거 동독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북한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로는 부채가 없고 인프라가 바닥이란 점 등을 꼽았다. 그는 “재앙과 기회는 같이 온다. 북한은 자본이 없고 바닥에 있으므로 훌륭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면서 “바닥이 기회”라고 거듭 강조했다.

일본과의 비교에 대해서도 “일본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잃어버린 10년’을 세 차례나 겪어 회복이 어렵고 부채 비율이 상당히 높다”며 “내가 일본에 사는 10살이라면 당장 이민 가겠다. 일본에 있는 한국 젊은이들은 한국에 돌아와 기회를 잡아라”라고 조언했다.로저스 회장은 또 한국 청년들을 향해 “공무원이 되려고 너무 많은 열정을 쏟기보다 다른 일들을 해보길 바란다”고 권했다. 그는 “내가 1970년대 월스트리트로 갔을 때 경제학 교수가 되는 것이 성공의 길이란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을 해야 성공도 하고 행복할 수 있다”면서 “스스로의 말에 귀 기울여라”라고 당부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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