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이달 중순 아세안 순방 후 여야대표 회동 추진

"북미회담 직후로 고려했으나 조금 변경"…황교안 첫 참석 '상견례' 성격도
여야정 협의체 공전 속 '협치' 강조될 듯…선거제 개혁도 논의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하순께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와 후속 조치를 공유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문 대통령이 여야 5당 대표를 함께 만나는 것은 지난해 3월 7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선출 후 처음 마련되는 자리로, 상견례 성격도 겸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이해찬 대표가 어제 초월회에서 문 대통령의 여야 5당 대표 청와대 초청 계획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해찬 대표는 "문 대통령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잘 되면 5당 대표를 청와대에 초청해 보고하려 했는데 회담이 잘 안 돼 아세안 순방 후 자리를 갖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오는 10일부터 6박 7일간의 일정으로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아세안 3개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이에 따라 여야 5당 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은 성사되면 18일 이후로 정해질 가능성이 있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금 변경이 생긴 것으로 봐야 한다.

북미정상회담이 잘 됐으면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즉시 회동이 마련됐을 수 있으나, 우선 상황 파악이 시급한 시기"라며 "아직 회동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다만 "제1야당의 대표가 새로 선출됐으니 협치를 강화하는 차원에서라도 여야 대표와 회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이번 회동이 여야 극한 대치로 얽히고설킨 정국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5일 청와대 오찬 회동을 통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라는 협치 틀을 가동하기로 뜻을 모았으나 이후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올해 들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공수처법) 등 당청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일련의 개혁입법은 야당들의 반대로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좌파독재 저지' 방침을 밝히며 대여 강경투쟁 기조를 분명히 한 만큼 협치를 끌어내기 위한 당청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선거제 개혁도 주요 의제가 될 수 있다.

바른미래당, 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강력히 요구했던 선거제 개혁안 역시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를 둘러싼 이견 때문에 논의가 제자리걸음이다.초월회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모처럼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이 추진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여러 정책과 입법, 선거제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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