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근 사퇴 배경은?…현대상선 새 대표 내달 윤곽 드러날 듯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20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 배경과 후임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이날 유 사장의 용퇴가 산업은행 등 현대상선 채권단의 압박 때문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업계 관계자는 "유 사장과 채권단과 이미 사퇴와 관련해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본인도 회사 실적이 개선되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 내부적으로는 유 사장이 연임에 성공해 3번째 대표이사에 오른 직후인 작년 3월부터 유 사장 '책임론'이 거론됐고, 작년 말부터는 외부에서도 이런 기류를 파악할 수 있는 정도가 됐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현대상선이 최근 매년 수천억대의 적자를 이어가며 낙제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고 있는데 최고경영자인 유 사장이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는 논리다.유 사장 역시 실적 개선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던 회사 실적을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 나름대로 전략을 짜고 고군분투했지만 세계 해운업 경기 침체 속에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유 사장으로서는 글로벌 선사들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환경에서 어려운 환경에 처한 현대상선이 나홀로 실적을 내긴 어려운데, 실적 압박을 받으니 본인도 많이 지쳤을 것"이라고 말했다.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작년 말 현대상선 경영 실사보고서를 바탕으로 회사 자금 상태가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임직원 퇴출'을 거론한 바 있다.

이때부터 유 사장 '용퇴론'이 부각됐지만, 현대상선은 친환경 컨테이너선 20척 도입 등 유 사장이 짠 경영전략 실행을 위해서라도 사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이달 12일 현대상선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가 5천765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이 커졌고, 당기순손실도 8천83억원으로 규모가 32.1% 커졌다는 성적표가 나오며 유 사장 책임론에 다시 불을 지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미 유 사장과 함께 후임 인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이미 작년 말부터 한진해운 출신을 비롯해 범한판토스 등 물류회사 임원을 대상으로 후임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음달 5일 열리는 임시 이사회에서 차기 사장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