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토스 '제3 인터넷銀' 손잡는다

컨소시엄 구성해 예비인가 신청

'핀테크 유니콘' 토스 끌어들인 신한銀 "인터넷은행 진출하겠다"

현대해상·쏘카·다방 등도 참여
키움證 컨소시엄과 접전 예고…당국, 5월께 예비인가 방침
간편결제 송금 플랫폼인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신한금융과 손을 잡고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한다.

신한금융과 비바리퍼블리카는 11일 양사가 협력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20여 명으로 예비인가추진단을 공동 발족해 컨소시엄 구성과 참여사 지분율, 자본금 규모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두 회사는 “신한금융이 보유한 금융부문 노하우 및 자금력과 토스가 가진 혁신성 및 창의성이 합쳐진 ‘혁신적·포용적 모델’의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스·신한금융 컨소시엄엔 현대해상, 다방, 쏘카 등이 참여할 전망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등 먼저 사업을 시작한 인터넷전문은행을 따라잡기 위해선 다양한 핀테크(금융기술)기업 및 금융사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26일과 27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는다. 오는 4~5월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쳐 5월께 예비인가를 내줄 방침이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1~2곳을 추가 인가해 줄 계획이다.‘제3 인터넷전문은행’을 함께 해 보자고 손을 먼저 내민 곳은 신한금융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경쟁사인 KB금융이나 우리금융과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에 발을 걸치지 못하고 있다. 4년 전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인가를 처음 내줄 때 신청하지 않아서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만으로는 정부가 요구하는 혁신성을 맞추기 힘들다고 보고 비바리퍼블리카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모바일금융 플랫폼 ‘토스’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국내 대표 핀테크(금융기술) 업체다.

2015년 나온 토스는 공인인증서 없이 쉽고 빠르게 송금할 수 있는 간편 금융서비스다. 2월 현재 누적 다운로드 2200만 건, 누적 송금액도 33조원을 돌파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계좌, 카드, 보험 등 각종 조회 서비스뿐 아니라 적금, 대출 등 금융상품도 개설하고 펀드 및 해외주식 등 다양한 투자 서비스를 선보이며 사업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작년 말에는 미국 벤처캐피털(VC) 클라이너 퍼킨스, 리빗캐피털 등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8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제까지 유치한 투자금액은 2200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가치가 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예비인가 심사 때 차별화된 핀테크, 혁신적 서비스 등 혁신성에 높은 점수를 두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및 핀테크 업체와 손을 잡아야 하는데 토스가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스뿐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을 통해 국내 금융산업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컨소시엄 구성시 비바리퍼블리카는 최대 34%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될 전망이다.

신한금융과 비바리퍼블리카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참여할 의사를 밝히면서 ‘흥행 실패’로 예상됐던 제3 인터넷은행 설립 경쟁도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앞서 적극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혔던 키움증권 컨소시엄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인터파크를 제외한 네이버, NHN엔터테인먼트 등 주력 ICT 기업들이 불참의사를 밝히면서 키움증권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상황이었다. 키움증권은 교보생명, SBI홀딩스 등과 접촉해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SBI홀딩스는 2017년부터 키움증권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어 인터넷은행 진출을 논의해왔고, 지난달 23일 열린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 설명회에도 참석했다. 앞서 키움증권도 컨소시엄 업체 중 하나로 주요 금융지주와 손잡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신한금융, 농협금융 등에 협력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신한금융에 이어 하나금융도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검토 중이다. 하나금융은 2016년 SK텔레콤과 합작으로 모바일금융서비스 ‘핀크’를 운영하고 있어 SK텔레콤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예상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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