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영남으로 몰려간 黃·洪·吳…'승부처 TK' 표심잡기 총력전

"박근혜 전 대통령, 서운함 토로" 주장에
황교안 "할 수 있는 최선 다했다"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들이 8일 또다시 ‘텃밭’인 영남 지역에 집결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심재철·주호영·정우택·안상수·김진태 의원 등 2·27 전당대회 출마자들은 이날 나란히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했다. 이들은 이날 열린 박명재 의원의 의정 보고회에 참석한 뒤 대구와 경북 경주·영덕·영천·울진 등을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황 전 총리는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무너진 경제 탓에 힘들어하는 대구 민심을 살피러 왔다”며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의 ‘바닥 경제’가 살아나야 한다”고 했다. 경남지사를 지낸 홍준표 전 대표도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경남 마산과 창원에서 유튜브 채널 ‘TV 홍카콜라’ 게릴라콘서트를 열었다.한국당 당권 주자들은 전대 레이스가 본격화된 지난달 중순 이후 부쩍 영남을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남은 전대 투표권을 가진 33만 여명의 책임 당원 중 절반가량(17만 명)이 몰려 있는 최대 승부처다.

황 전 총리는 지난달 15일 입당 후 첫 지방 일정으로 대구와 부산을 방문했고, 오 전 시장도 전국 투어 1번 도시로 창원을 택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달 21일 2017년 대선 출정식을 한 대구 서문시장에서 정치 일선 복귀를 선언했다.

당 일각에선 주요 당권 주자가 영남 표심 잡기에만 몰두한 나머지 이 지역, 특히 TK 표가 ‘과대 대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당의 한 초선 의원은 “‘전국 정당’을 지향하는 당의 책임 당원이 지나치게 한 곳에만 몰려 있는 것은 문제”라며 “영남뿐 아니라 수도권·충청·강원 등의 민심까지 얻어야 내년 총선과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주요 당권 주자 가운데 책임 당원 수가 적은 호남 지역을 방문한 사람은 황 전 총리뿐이다.한편 이날 한국당 당권 주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전날 TV 인터뷰를 통해 황 전 총리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한 것을 놓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황 전 총리는 이날 대구시청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당시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에게 책상과 의자를 넣어주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취재진 물음에 “박 전 대통령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지 않나. 그런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어려움 없이 해달라는 당부를 했고 최선을 다해왔다”고 답했다.

오 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황 전 총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진짜 친박(친박근혜)이냐’는 논란에 빠져들었다”며 “이것이 황 전 총리의 한계로, 앞으로 이 같은 논란에 끊임없이 시달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