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남북관계 달라져도 안보 최일선 위치는 안 달라져"

전방 5사단 신교대 격려방문…국내 일선 군부대 첫 공식방문
"국방력 없으면 대화도 허약…평화가 경제로 이어지게 해야"
"신병훈련 일생의 도전 이겨낼 수 있어…나도 원치 않을 때 입대해 고립감"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5사단은 우리 안보의 최일선에 서 있고, 그 위치는 지금 남북관계가 달라지고 있다고 해도 전혀 달라지는 게 없다"며 "여전히 최일선에 서야 하고 여러분이 굳건히 안보를 지켜줄 때 남북관계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 연천의 육군 제5보병사단 신병교육대를 격려 방문해 실내교육장에서 가진 장병과 대화 자리에서 "강력한 국방력의 뒷받침이 없다면 대화나 평화 이런 게 아주 허약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만 또 하나 중요한 역할은 과거엔 적의 침략을 막아 국민 생명·안전을 지키는 차원의 안보였다면 이젠 적극적으로 북한과 화해·협력을 도모하며 우리가 평화를 만들고 키워가고 그 평화가 대한민국 경제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라며 "5사단이 최일선에서 대단히 상징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발굴을 위해 지뢰를 제거하고 길을 내서 남북한 군인이 서로 악수하고, 좀 있으면 본격적으로 유해발굴에 들어가는데, 이것은 정말 남북 간 평화에서는 대단히 상징적인 일"이라며 "그 상징적 역할을 5사단이 맡고 있다는 데 큰 자부심 가져주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공식일정으로 국내 일선 군부대를 찾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연말을 맞아 장병들을 격려하고 흔들림 없는 국방 태세를 확인·과시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대신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1일 충남 계룡대 인근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던 중 근처 군 시설을 시찰하며 군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한 바 있다.앞서 취임 직후인 작년 6월 13일에는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했고, 같은 해 11월 7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찾았다.

또 아랍에미리트를 공식방문 중이던 올해 3월 27일 파병 아크부대에 들러 장병들을 격려했다.

장병과의 대화 시간에 앞서 문 대통령은 신병 200여명과 오찬을 하면서 "제가 여러분에게 박수쳐 드려야 하는데 거꾸로 박수로 맞이해줘 감사하다"며 "추운 계절, 가장 추운 지역에서 신병 훈련받느라 고생이 많다.긴장을 푸시고 대통령 앞이라도 최고로 편한 자세로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옛날 한창 더울 때 신병 훈련을 받았는데 매일 옷이 흠뻑 땀에 젖고 온몸에 땀띠 나서 고생했다"며 "요즘은 혹한기에 좀 기온이 낮아지면 바깥 훈련은 안 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는데 그 규정을 잘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런 기후가 아니어도 신병 훈련 자체가 일생일대의 도전"이라며 "자신이 속했던 사회와 전혀 다른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하고 한 번도 겪지 못한 일을 해야 하기에 그 전체가 참으로 큰 어려움이고 도전이지만 다 해낼 수 있고 다 해냈다.

처음 하는 일이라 서툴기도 하지만 결국은 다 이겨낸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신병 교육을 무사히 잘 마쳤다는 게 앞으로 자대 생활할 때 아주 든든한 기초가 되고 사회에 나가서도 새로운 상황을 겪을 때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진다"며 "그런 낙관적인 마음으로 자신 있게 훈련을 잘 마치고 군 생활 잘 하시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아마도 단절감 같은 것도 있지 않을까 싶다"며 "나는 옛날에 가장 어려웠던 상황에서, 내가 원하지 않을 때 마음의 준비도 전혀 하지 못한 채 입대해 입대 자체가 막막했다.

그래서 내 가족·친구와 떠나서 혼자가 됐다는 단절감이나 고립감 같은 게 제일 컸다"고 회고했다.

학창 시절 반유신 운동권이었던 문 대통령은 1975년 박정희 정권의 대표적인 공안 조작 사건인 민청학련·인혁당 사건 관련자들의 사형을 계기로 대규모 시위를 이끌다 구속됐고 그해 석방과 동시에 강제징집돼 특전사에서 군 생활을 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은 사회 일부인 모바일을 통해 소통하는 세대라 모바일로부터 차단됐다는 게 가져오는 단절감도 클 것"이라며 "그러나 결코 혼자가 아니다.

제 아들이 입대했을 때 제 아내는 길거리에서 군복 입은 군인만 봐도 아들 같아서 그냥 눈물을 흘렸는데, 국민 마음이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복 입은 군인만 봐도 아들·형제 같고 남자친구 생각나 마음이 애틋해진다"며 "이 순간 여러분이 그리워하듯 여러분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잊지 말고 여러분이 아주 귀한 존재라고 느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과거의 관계들이 단절된 가운데 동료와 새롭게 관계를 맺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다"며 "군대의 모든 훈련이 혼자 하면 못하지만 함께하니까 해낼 수 있다.

서로 잘 모를 수 있지만 군대 동료가 주는 유대·전우애·동료애·우정이 주는 게 힘으로, 앞으로 자대 가도 훈련소 동기들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저는 군대 생활 마친 지 40년도 지났지만, 공수부대 제 동기·후배·선배들이 대선 과정에서도 참 많이 도와줬다"며 "유세할 때마다 다니면서 지지해주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안보자문단 활동도 같이해주고, 경호에 참여해주기도 했다.

여러분과 군 생활을 함께하는 동료들은 앞으로도 어떤 관계보다 더 오래 지속하고 굳건해질 수 있는 정말 좋은 관계"라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자기 자신도 아끼고 동료도 아끼면서 지금 4주 차라고 들었는데 남은 신병 훈련 잘 마치고 아주 건강한 몸으로 성숙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라는 것을 잊지 마시라"며 "오늘 대통령과 함께 신병 훈련할 때 밥도 같이 먹었다는 게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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