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코스닥서 또 차이나…차이나그레이트, 사채원리금 254억 미지급

장중 하한가

국내 상장 다른 中기업도 충격
윙입푸드 상장 앞두고 악재
2007년 이후 10개社 상장폐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 차이나그레이트가 전환사채(CB) 원금을 갚지 못해 급락했다. 최대주주가 내년 초 CB 만기를 앞두고 지분을 대규모로 팔면서 벌어진 일이다. 올해 첫 중국 기업(윙입푸드) 상장을 앞두고 또다시 ‘차이나 포비아’(투자자의 중국계 기업 불신)가 확산될 조짐이다.

차이나그레이트는 21일 102원(20.12%) 급락한 405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하한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개장 전 차이나그레이트의 사채원리금 미지급 사실이 공시되면서 매물이 쏟아졌다.
차이나그레이트는 이날 254억원 규모의 사채원리금 미지급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2014년 차이나그레이트 CB에 투자한 SBI인베스트가 지난 20일 “투자약정을 위반해 사채의 기한이익을 상실했다”고 차이나그레이트에 통지하고 원금 상환을 요청했지만 지급하지 못한 것이다.

해당 CB 만기는 내년 1월로 아직 시간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차이나그레이트 최대주주가 빌미를 제공했다. 최대주주인 위유즈는 보유주식 1600만 주(지분율 12.7%)를 지난 9월 장내에서 처분했다. CB 투자자에게 담보로 제공된 지분을 임의로 처분하자 기존에 맺은 투자약정에 따라 SBI인베스트가 즉각 상환을 요구한 것이다. 회사 측은 “이른 시일 내에 채권자와 연락해 상환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시장에선 최대주주 잔여 지분이 반대매매로 출회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차이나그레이트는 관련 공시에서 “최대주주 보유 주식 중 2000만 주가 채권자에게 질권설정돼 있어 만약 채권자가 반대매매할 경우 회사의 최대주주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차이나그레이트 충격은 국내에 상장된 다른 중국 기업으로 번졌다. 이날 헝셩그룹(-6.09%) 크리스탈신소재(-4.81%) 글로벌에스엠(-4.36%) 로스웰(-3.81%) 등 주요 국내 상장 중국 기업들이 동반 하락했다.

잠잠하던 차이나 포비아가 재부각될 조짐이다. 오는 30일 중국 육가공업체인 윙입푸드가 올해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예정이어서 증권업계는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윙입푸드는 지난해에도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가 중국원양자원의 상장폐지 여파로 그해 11월 자진철회했다.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중국 화풍방직이 2007년 한국 증시에 입성한 뒤 23개 중국 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했는데 이 중 10개가 상장폐지됐다. 부정회계로 인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이 주로 문제가 됐다. 지난 5월 상장폐지된 중국 타일전문 업체 완리도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펄프 및 제지사업을 하는 차이나하오란은 올초 자회사의 늑장공시 문제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미드스몰캡팀장은 “2016년 이전에 상장된 1세대 중국 기업은 경영진 검증 등이 충분히 되지 않은 종목이 많다”며 “문제가 있는 외국 기업을 가려내 시장에서 배제해야 우량 기업의 숨통도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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