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군유해 55구 인도… 트럼프 "김정은, 고맙다"

유해 실은 수송기 오산기지 도착
내달 1일 공식행사 후 하와이로
백악관 "중대한 첫걸음" 평가

北, 정전협정 65주년 맞춰 송환
후속협상서 '종전선언' 압박할 듯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27일 6·25전쟁 참전 미군 유해를 송환했다. 이를 계기로 북한 비핵화 협상과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 추진 등 미·북 간 후속 협상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미군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는 이날 오전 5시55분 오산 미군기지를 이륙해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에 착륙한 뒤 미군 유해 55구를 싣고 오전 11시께 다시 돌아왔다. 미군 수송기는 전투기 두 대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했다. 유엔군 사령부는 “주한미군 지원 아래 55개의 유해 관을 북한으로부터 송환받았다”며 “유엔사는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에 의거해 전사한 장병들의 본국 송환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많은 세월이 흐른 뒤 (취해진) 이번 조치는 많은 (미군) 가족에게 위대한 순간이 될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미 백악관도 대변인 명의로 낸 성명에서 “오늘 이뤄진 조치는 북한으로부터의 유해 송환,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약 5300명의 미군을 찾기 위한 북한 내 발굴 작업이 재개되는 중대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측은 오산 공군기지에서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 관계자 등의 유해 확인 절차를 거친 뒤 다음달 1일 공식 유해송환 행사를 열 예정이다. 이후 유해는 신원확인 작업을 위해 하와이에 있는 DPAA로 옮겨진다.

미군 유해 송환은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첫 실천적 조치라는 점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미·북 간 후속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최근 서해위성발사장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조립 시설을 해체하면서 미국과 우리 정부를 향해 종전선언에 나서라고 압박하고 있다. 북한은 이를 토대로 미국과의 후속 협상에서 북한 체제 보장을 위한 각종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또 이날 이례적으로 우리 측에 먼저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자고 제의했다. 우리 측이 북측 제안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오는 31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47일 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이번 회담에서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비무장지대(DMZ), 서해 북방한계선(NLL) 평화수역 조성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이 우리 정부에 적극적인 종전선언 추진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채연 기자/외교부공동취재단/워싱턴=박수진 특파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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