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석달째 줄고 소비도 위축… 산업생산은 0.3%↑

생산 두달째 증가 속 반도체생산 7%↓…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넉달째 하락
정부 "회복 흐름 지속 전망…통상분쟁 등 위험요인은 빈틈없이 관리"

5월 산업생산이 수출 증가에 힘입어 두 달째 증가했다.하지만 투자는 석 달째, 소비는 두 달 연속 각각 줄며 내수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앞으로의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가 4개월째 하락한데다 경기를 지탱 중인 수출도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로 불확실성이 고조됨에 따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3% 증가했다.전산업생산 지수는 107.5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산업 생산은 올해 4월 석 달 만에 1.5% 증가한 뒤 두 달 연속 늘고 있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7.0%) 등에서 감소했지만, 자동차(5.5%), 통신·방송장비(30.3%) 등이 늘어 전달보다 1.1% 증가했다.자동차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친환경차 중심으로 완성차 수출이 늘었고 관련 부품 수요도 증가한 점이 생산 증가세의 동력이 됐다.

통신·방송장비는 신형 스마트폰 출시로 국내·수출 수요가 증가하면서 생산이 늘었다.

제조업 재고는 전달보다 0.8% 감소했다.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달보다 1.5%포인트 상승한 73.9%였다.

서비스업 생산은 보건·사회복지(0.9%) 등에서 증가했지만 정보통신(-2.2%) 등에서 줄어 0.1% 감소했다.
소비 수준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1.0% 감소하면서 4월(-0.9%)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국산 차의 신차효과 약화로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가 3.3% 줄었고 외국인 관광객 감소 영향으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도 1.4% 감소한 영향이 컸다.

업태별로 본 소매 판매액 지수는 슈퍼마켓·잡화점이 3개월 연속 줄었고 대형마트·편의점·전문소매점이 각각 2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판매하는 업체의 영업 부진이 두드러졌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0.2% 증가했지만, 운송장비는 11.0% 감소해 전반적으로 전달보다 3.2% 감소했다.

지난달 설비투자지수(계절조정)는 122.8로 작년 10월 121.8을 기록한 후 최근 7개월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전월과 비교한 설비투자는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연속 줄었다.

설비투자가 석 달 연속 감소한 것은 2015년 3∼5월에 이어 3년 만이다.

통계청은 반도체 제조용 특수산업기계의 투자가 둔화하면서 앞으로 설비투자 자체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토목(2.6%)에서 증가했지만, 건축(-3.7%) 등 공사실적이 줄어 2.2% 감소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과 같은 수준이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올해 2월부터 4개월째 뒷걸음질 치고 있지만, 아직 경기 전환 시점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소비가 줄었지만, 지수 수준 자체가 높아서 부진이라기보다는 조정 측면이 있다"며 "전반적으로 전달의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수출 호조, 추가경정 예산의 본격적 집행,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에 힘입어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할 것"이라고 향후 상황에 관해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했다.기재부는 미·중 통상 분쟁이나 신흥국 금융 불안 등 위험 요인의 영향을 빈틈없이 관리하고 경기 회복세를 일자리·민생 개선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