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수상 대중교통 '잔혹사'…리버버스 도입 무산

마곡∼동작, 지하철로 51분 리버버스로는 62분…가격은 더 비싸
선착장 접근성 떨어져 버스·지하철 선택
한강을 오가는 수상 버스·택시를 타고 자유롭게 출퇴근하는 게 아직은 요원한 일일까.한강 수상택시가 이용자가 적어 고전하는 가운데 리버버스 도입이 무산됐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육상교통 수단과 비교해 선착장까지의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약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서울시는 한강 리버버스에 대한 서울연구원의 타당성 조사 결과 사업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와 더이상 도입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200인승 페리(ferry)인 리버버스 도입은 서울시가 2015년 8월 발표한 여의도 통합선착장 건립과 연계해 추진한 사업이다.

서울시는 페리·유람선·수상택시·개인 요트 등 모든 선박이 입출항할 수 있는 통합선착장을 짓기로 하고, 새롭게 도입할 수상 교통수단으로 리버버스와 수륙양용버스를 제시했다.

리버버스 운행노선은 총 2가지로 관광이 주목적인 단기노선이 마곡∼여의도∼동작 16km(32분)를 오가고, 출퇴근용인 장기노선은 마곡∼여의도∼잠실 34km 구간(60분)을 운행하는 것으로 계획했다.사업비는 총 317억원으로 서울시가 73억원, 민자 24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리버버스 도입은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정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는 타당성 조사 결과를 가져오라며 심의를 보류했다.이를 위해 서울시가 타당성 조사 예산을 요청하자 서울시의회는 안전성, 환경성 등 종합적인 사전 검증이 필요하다며 예산안을 전액 삭감했다.

가까스로 지난해 6월부터 서울연구원이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으나 8개월만인 지난달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리버버스의 비용편익비율(B/C·1 이상일 경우 사업 타당성이 있음)은 0.42에 불과했다.
서울연구원은 "(리버버스 같은) 한강 수상교통수단은 출퇴근보다는 관광 측면의 기능이 강하다"며 "한강 선착장까지 접근 및 대기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리버버스가 다른 대중교통 수단보다 열위에 있다"고 밝혔다.

마곡에서 동작까지 승용차를 타면 31분, 지하철은 51분이 걸리지만 리버버스는 62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로 69분 걸리는 거리지만 차이가 7분밖에 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탑승 요금은 버스·지하철보다 리버버스(1천500원∼3천원)가 더 비싸다.

서울연구원은 "민간 사업자에게 중요한 재무적 타당성이 부족해 리버버스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공모에 참여할 민간 사업자가 없을 것"이라며 "지금 상태에서 한강 수상교통수단 확충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시가 도입한 수상택시도 이용자가 적어 적자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수상택시는 출퇴근 시간에는 잠실∼뚝섬∼반포∼여의도 구간을, 평시에는 관광용으로 잠실대교 하류에서 한강 이곳저곳을 오가는 교통수단이다.

출퇴근용 이용료는 5천원이다.

지난 한 해 수상택시 이용자는 1만1678명으로 하루평균 이용자가 32명꼴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수상택시 운영사 측은 7억원에 달하는 적자는 낸 것으로 나타났다.
수륙양용버스 도입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현재 안전성과 관련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라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에 관련 기준 수립을 요청했을 뿐 아직 타당성 조사 단계에도 다다르지 못했다.

한강 수상 대중교통이 외면을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승강장의 접근성이 떨어져 시민들이 이용을 꺼리기 때문이다.서울시 관계자는 "수상 교통수단을 타러 선착장까지 오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한강까지 접근성을 개선하지 않는 한 출퇴근용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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