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채용비리' 걱정에 면접까지 외부에 맡긴다
입력
수정
지면A10
상반기 170명 신입공채기업은행이 올 상반기 170명의 신입행원을 뽑기로 했다. 채용 과정에서는 외부 기업·기관 관계자가 참여하는 ‘외부기관 평가제’를 도입한다.
서류·필기 외부 기관서 평가
면접위원 절반 이상도 위탁
기업은행은 2일부터 오는 16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신입행원 지원 신청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지원서에는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등 최소한의 정보만을 기재하도록 했다. 어학성적, 자격증 기재, 나이, 사진, 학교명 등 지원자를 판단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가 배제된 ‘블라인드 채용’이다.기업은행은 이번 채용 과정에서 외부기관 평가제를 도입해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서류전형과 필기전형 전 과정에 대한 평가를 외부 기관에 위탁하기로 한 것이다. 임원 면접 때도 면접위원의 절반을 외부위원으로 채운다. 확정되진 않았지만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임원 등이 기업은행 임원 대신 면접장을 채울 가능성이 높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은행권 채용비리 논란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채용 과정에 참여할 외부기관 및 위원은 별도로 공고를 내서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금융계 일각에선 “신입직원을 뽑는데 외부 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채용 권한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류심사는 최소화해 가능한 한 다양한 이들에게 필기시험 응시 기회를 줄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입사지원서에서 회사명을 틀리게 적었거나 불성실한 작성이 눈에 띄는 일부 지원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필기시험을 치르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채용을 통해 기업은행은 총 45명의 디지털 인재를 선발한다. 기업은행은 지난 채용 때까지 정보기술(IT) 전공자 및 경험자만을 대상으로 이 분야 신입행원을 선발했지만, 이번 채용에서는 이공계열 및 자연계열 전공자도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최종 합격자는 오는 6월 초 발표된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