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조만간 통화… 북미 '탐색대화' 설득

北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전제로 북미간 대화 '중재' 관측
북한 전향적 입장 내비쳤을 가능성…미국은 '조건부 대화' 의사

문재인 대통령은 조만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전개된 남·북·미·중 접촉 결과를 공유하고 양국 간 공조방안을 집중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응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함에 따라 미국이 일정한 시점에 북한과의 '탐색적 대화'에 나서줄 것을 설득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7일 "문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을 보내 평창올림픽 성공개최를 지지해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시일 내에 전화통화를 가질 것"이라며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데 대한 감사의 뜻과 함께 자연스럽게 북미대화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단 북한에 대해 오는 4월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되기 전에 핵·미사일 실험을 잠정 중단 또는 유예(모라토리엄) 선언을 하는 등 사전적인 신뢰조치를 먼저 취하도록 하고, 이를 고리로 미국이 탐색적 북미대화에 응하는 '중재안'을 마련해 양측을 설득 중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이는 북미간의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에 앞서 대화의 의제와 방향을 정하는 예비적 협상의 의미를 갖는 것이어서, 북미가 이를 수용할지가 최대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그동안 비핵화 논의를 기피해온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유예 등에 동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최근 북한의 달라진 태도로 볼 때 전향적 입장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서훈 국정원장 등은 전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의 비공개 회동을 통해 북한의 의중을 최대한 파악하고 우리 측의 중재안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은 조건부로 북미대화에 응할 뜻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들과의 연례 회동에서 북미 직접 대화와 관련해 "그들은 대화를 원하고 있으나 우리는 오직 적절한 조건 아래에서만 대화하기를 원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한편, 정 실장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핫라인'을 가동해 북한과의 접촉 결과를 설명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을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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