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반도체 근로자 뇌종양 산재 인정해야"

"업무와 질병 인과관계 충분"
"2심 재판 다시하라" 파기 환송
대법원 3부는 14일 삼성전자 온양공장에서 반도체 근로자로 일하다 퇴직한 뒤 뇌종양에 걸려 숨진 이윤정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업무와 발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지난 8월 대법원이 삼성전자 LCD공장 근로자의 다발성경화증을 산업재해로 인정한 데 이어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폭넓게 인정한 판결이다.

재판부는 “이씨는 6년2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여러 발암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며 “발암물질의 측정 수치가 노출 기준 범위 안에 있더라도 건강상 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재판부는 이씨가 입사 전에는 건강에 이상이 없었고 유전 요인이나 가족력에 관련 질병이 없었다는 점도 고려했다. 또 우리나라 뇌종양 평균 발병 연령보다 훨씬 이른 30세 무렵에 발병한 점도 감안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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