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사장실·임원회의·직급 호칭 없는 '3무'…소통 막힘없는 '전원 경영'

기업문화도 다른 에스티유니타스

월요일마다 전사원 참여 'ST포럼'
업계 최고 연봉에 파격적 사원복지
에스티유니타스엔 사장실이 없다. 창업자인 윤성혁 대표도 칸막이 없는 사무실에서 다른 직원과 똑같은 책상과 의자를 사용한다. 공식적인 경영진 회의도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ST 포럼’이라 불리는 전사회의를 매주 월요일 연다. ‘전원 경영’이란 대원칙 아래 직원들은 경영진에 자유롭게 다가가고 아이디어를 낸다. 직급 호칭 역시 사용하지 않는다. 모든 구성원은 서로 나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이름 뒤에 ‘님’만 붙여 부른다. 다른 기업과 확연히 구분되는 에스티유니타스만의 ‘3무(無)’ 기업 문화다.

차별화된 기업문화에스티유니타스가 6년이란 짧은 시간에 매출 4000억원 규모의 중견 기업으로 성장한 데엔 색다른 기업 문화가 원동력이 됐다. ‘벤처 정신’을 유지하자는 게 윤 대표의 목표다. 에스티유니타스 관계자는 “사내 소통을 자유롭게 하고, 직원들에겐 여유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소통과 관련해선 세 가지 경영원칙을 세워놨다. 전원 경영, 평등 경영, 투명 경영 등이다. 구성원 전원이 경영자라는 의식을 갖고, 누구나 책임자로서의 권한을 행사하며, 경영 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가 모든 구성원에게 공개돼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전사 전시회’가 소통을 중시하는 에스티유니타스 기업 문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직원들 각자가 한 달간 한 업무 중 가장 의미 있는 결과물을 스스로 정해 전시하는 행사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부서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된 업무를 보면서 다른 직무의 일을 이해할 수 있다”며 “자신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대표와의 소통 통로도 다양하다. 구성원 누구든 대표에게 직접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사내 그룹웨어엔 ‘대표에게 바란다’는 게시판을 마련해놨다. 경영진과 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직급 호칭도 없앴다. 모든 직원이 ‘디렉터(director)’라는 직함을 부여받고, 서로를 부를 때도 나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이름 뒤에 ‘님’만 붙인다. 투명한 정보공유도 에스티유니타스만의 특징이다. 경영진 회의 없이 전 직원이 참여하는 전사회의를 매주 월요일 연다. 1200명 전 직원은 그룹웨어를 통해 생중계되는 회의에 참여해 안건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경영진은 이를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부러움 사는 사내복지

사내 복지혜택 역시 파격적이다. ‘1%의 소수가 누리는 혜택을 나머지 99%도 누리게 해주자’는 취지에서 이뤄지는 복지정책은 애플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 못지않다. 연봉은 교육업계 최고를 자부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원하는 도서는 모두 회사에서 구매해준다. 전문 안마사들이 상시 대기하는 헬스키퍼실과 수면실도 갖춰놓고 있다.여성 직원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 복지혜택이 다른 기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이다. ‘워킹맘’을 위한 ‘새내기 학부모 특별휴가’ 제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여성 직원의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3월 한 달간 유급휴가를 제공하는 제도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할 아이를 엄마가 직접 챙겨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스티유니타스에 다니는 직원들은 휴가를 많이 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입사 후 3년마다 2주간의 유급휴가가 제공된다. ‘생일 반차 프로젝트’도 이 회사만의 특이한 복지제도다. 생일을 맞이한 모든 임직원이 당일 반차를 사용해 조기 퇴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반차는 기존 연차 일수에서 차감되지 않는다. 윤 대표는 “2010년 사업 초기 시절부터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진정한 의미에서 직원 복지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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