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항면세점은 공항운영사가 선정해야

윤문길 <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
우리나라 국제공항 및 항만에서는 22개 출국장 면세점과 21개 시내면세점이 운영되고 있다. 출국장 면세점의 임대수익은 공항 운영 수입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재원이다. 이는 공항 확장 및 개발, 서비스 향상, 공항이용료 인하 등 이용자의 편익 확대를 위한 다양한 분야에 재투자되고 있다. 면세점 수익의 일부는 항공 수요가 부족한 지방공항 운영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또 출국장 면세점은 공항 경쟁력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다. 각국 공항운영자와 면세점사업자가 오래 전부터 긴밀히 협력해온 까닭이다. 해외 주요 공항은 최적의 파트너십이 가능한 면세사업자를 선정, 고객 편의 증진과 공항 경쟁력 향상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가 인지도를 개선하고 있다.우리나라 공항들도 출국장 면세점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인천공항은 올 연말 문을 여는 제2터미널 1만80㎡ 규모 공간에 대형 면세점 유치를 앞두고 있다. 김포, 김해, 제주공항 등도 지난해 면세 매출을 극대화하고 공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면세사업자 선정을 위해 노력했으며, 최근에는 공항운영자와 면세사업자의 공동 프로모션도 준비하고 있다. 공항운영자가 최적의 파트너십이 가능한 면세사업자를 선정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최근 관세청은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를 시내면세점처럼 직접 선정하겠다고 나섰다. 이는 출국장 면세점과 시내면세점의 특성과 역할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한다. 출국장 면세점은 공항 운영사업자의 수익에 기여하면서 시설 개선 및 확장, 서비스 개선 등 이미 많은 부분의 공익적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공항면세점은 공항 경쟁력을 위해 공항 운영사업자와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공항 운영사업자가 주도해 선정하고 있다. 관세청에서 특허심사를 이유로 직접 선정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공항면세점 사업자 선정은 공항 전문기업이 맡는 것이 합리적이며,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는 고객 편의와 대국민 서비스 향상, 공익적 가치 구현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선정 절차의 투명성 감독, 공정 경쟁 관리 등 정책적인 지원과 관심으로 국민의 편익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윤문길 <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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