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정유라 특혜' 이대·前총장 집 등 10여곳 압수수색

업무방해 등 혐의로 조만간 소환…'입학·학사 특혜 의혹' 자료 확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입학과 재학 과정에서 각종 특혜를 제공한 의혹에 휩싸인 이화여대를 29일 오전 전격 압수수색했다.특검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관리 관련 부서 사무실 등에 수사진을 보내 정유라씨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최경희 전 총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주거지를 포함해 장소는 10여 곳에달한다.

이대는 지난달 22일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총장실과 입학처 사무실, 교수 연구실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약 한 달 만에 다시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당시에도 최 전 총장의 집이 포함됐다.

이대는 지난해 체육특기자로 입학한 정씨에게 입시 과정과 학사관리 등에서 부당한 특혜를 줬다는 의심을 샀다.

이와 관련해 정씨에게 업무방해 등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이날 압수수색영장에도 업무방해 혐의 등이 기재됐다.

교육부의 특별감사 결과 이대는 지침과 달리 면접고사장에 정씨가 금메달을 반입하도록 허가했으며, 정씨가 수업에 거의 제대로 참여하지 않고 출석 대체물을 내지 않았음에도 출석과 학점을 인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남궁곤 전 입학처장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의 해임을 이대에 요구했다.교육부 특별감사 결과가 나온 이후 학교법인인 이화학당 특별감사위원회는 수강 교과목 수업 불출석과 기말시험 대리 응시를 사유로 정씨를 퇴학시키고 입학을 취소하기로 했다.

최 전 총장과 남궁 전 처장, 김 전 학장은 15일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에 증인으로 나와 관련 의혹을 대부분 부인했다.

특검팀은 정씨의 이대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미 학교 관계자 여러 명과 최씨의 개인비서 역할을 한20대 여성 S씨 등을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특검은 독일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정유라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기소중지·지명수배한 데 이어 27일에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 발령을 요청하는 등 귀국 압박 조치를 총동원했다.

적색수배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중범죄 피의자에게 내리는 국제 수배로, 180여 개 인터폴 회원국 어디서든 신병이 확보되면 수배한 국가로 강제 압송된다.특검팀은 압수물을 분석하는 한편 '특혜 의혹'의 중심으로 의심받는 최 전 총장과 남궁 전 처장, 김 전 학장 등을 조만간 소환해 강도 높게 수사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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