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의 마지막 비서실장' 김계원 씨 별세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사건 때 동석
신군부에 '공범' 몰려 옥고 치러
1979년 박정희 대통령 서거 당시 비서실장을 지낸 김계원 전 창군동우회 회장(사진)이 지난 3일 오후 11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김 전 회장 유족이 4일 밝혔다. 향년 93세.

고인은 경북 영주 출신으로 1946년 군사영어학교를 졸업하고 육군 소위로 임관해 육군 참모총장(1966~1969)을 지냈다. 육군 대장으로 예편한 뒤 중앙정보부 부장(1969~1970)으로 일했다. 이후 국회의원 출마를 고사하고 주대만 대사(1971~1978)를 거쳐 1978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박정희 대통령 피격 당시 서울 궁정동 안가 만찬에 동석해 피격 현장을 목격했다. 현장에서 사건을 제지하지 못한 김 전 회장은 이후 살인 및 내란미수죄로 1·2심에서 사형,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는 1982년 5월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1988년 특별사면복권되고 같은 해 12월 예비역 장군 자격을 회복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게 최태민 관련 문제를 보고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최태민에 대한 보고가 올라가자 큰 영애(박근혜 대통령)는 누명이라며 펄펄 뛰고 박 대통령은 ‘근혜가 그 OO한테 홀렸어’란 식으로 얘기했었다”고 회고했다.

2004년 위암 수술을 받은 그는 이후 신앙생활에 전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서울 안암동 고려대 안암병원에 차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서봉선 씨와 자녀 병덕(기화산업 대표·한국스페셜올림픽 부총재)·병민(해외체류·사업)·혜령씨 등이 있다. 발인 7일 오전 10시 070-7816-0253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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