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오피니언] '투명 경매' 이끄는 중고차 매입서비스

현대글로비스

중고차 이야기
현대글로비스 시화경매장에서 중고차 매매업체 직원이 경매에 출품된 차량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제공
서울 문정동에 사는 대기업 직원 김모씨(41)는 본인이 타던 모하비(2014년식)를 팔기 위해 현대글로비스의 내 차 팔기 전문 서비스 ‘오토벨’ 홈페이지를 찾았다.

신청을 마치자 접수 완료를 알리는 메시지와 함께 오토벨 컨설턴트의 사진이 김씨에게 전송됐다. 컨설턴트는 전화로 약속을 잡고 김씨 회사를 방문해 성능 점검을 진행했다. 컨설턴트는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축적된 차량 시세 데이터를 확인한 뒤 3380만원의 견적가를 제시했다. 수수료는 없었다.중고차 매입 서비스 인기

오토벨엔 중고차를 팔겠다는 문의가 하루 평균 100여건씩 들어온다. ‘AJ셀카’는 올해 상반기(1~6월) 중고차 8000여대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고, SK엔카의 ‘유레카’는 지난 1월 누적 접수 5만건을 넘어섰다. 대기업의 중고차 매입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에선 소비자가 대기업 계열 매입 브랜드를 선택하는 이유가 높은 편의성과 신뢰성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간단한 신청 절차만 거치면 전문 컨설턴트 방문부터 차량 평가, 매각 및 경매 출품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가 이용 고객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40대가 전체 이용자의 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기존 중고차 거래의 복잡함에 피로를 느끼던 중장년층이 간편한 거래 방식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투명한 거래 방식도 매입 브랜드 인기의 중요한 요인이다. 내 차 팔기 서비스를 운영하는 현대글로비스와 AJ셀카, SK엔카는 모두 자동차 경매사업을 운영한다. 자동차 경매는 차량을 경매 시장에 출품해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매매업체에 판매하는 거래 형태다. 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낙찰가가 정해지기 때문에 가격이 투명하고 객관적이다. 매입 브랜드는 경매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공정하고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전문 자격을 갖춘 컨설턴트가 구체적인 평가를 해 주는 시스템도 신뢰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
우수 차량 경매로 낙찰률 상승

중고차 매입 서비스 활성화는 자동차 경매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입 브랜드를 통해 유입된 양질의 중고차가 경매를 통해 유통되기 때문이다. 우수한 중고차 물량 확보로 더 많은 자동차 매매업체가 경매장을 찾고, 매물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낙찰가격과 낙찰률이 동시에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 것이다.현대글로비스의 평균 경매 낙찰률은 2014년 55.5%에서 지난해 56.5%로 늘어났고, 올 상반기에는 58%를 넘어섰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경매 가격 정보가 매입 서비스 차량 평가 금액에 반영돼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국내 전체 중고차 거래에서 경매가 차지하는 비율(유통분담률)은 5% 정도에 그치는 실정이다. 중고차 경매산업이 발전한 일본의 유통분담률이 60%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치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중고차 유통의 첫 단계인 매입 브랜드를 통한 경매 출품을 증가시켜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시장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임인영 < 현대글로비스 연구원 lilly@glovis.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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