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스폰서 뇌물수수' 김형준 부장검사 17일 구속기소

올해 두번째 현직검사 법정에…수년간 5천만원 상당 금품·증거인멸 교사

검찰이 '스폰서·수사무마 청탁' 의혹을 받는 김형준(46·구속) 부장검사를 수뢰 혐의로 곧 기소할 방침으로 알려졌다.16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17일 김 부장검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그의 도움을 기대하며 '스폰서' 역할을 한 고교동창 사업가 김모(46·구속) 씨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공여 혐의로 함께 기소한다.

검찰은 김 부장검사와 김씨가 최근까지 수년간 5천만원 상당의 고가 술접대와 금품을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했다.김 부장검사는 70억원대 사기·횡령 혐의로 수사받던 김씨에게 휴대전화 문자를 지우거나 기기를 없애라고 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킨 혐의(증거인멸 교사)도 있다.

김 부장검사의 비위 사실은 사기·횡령 수사를 받다 도주한 김씨가 지난달 5일 언론에 '김 부장검사의 스폰서 역할을 해왔고 그를 통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고 폭로하며 공개됐다.

대검은 폭로 후 특별감찰팀을 꾸려 정식 수사에 나섰다.또 금융계좌추적·압수수색·참고인 조사 등으로 뇌물이 오간 정황을 확보해 김 부장검사를 지난달 29일 구속했다.

검찰은 김 부장검사가 옛 검찰 동료인 박모 변호사의 범죄 혐의를 무마해주고 금전 편의를 얻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가 KB금융지주 임원에게 주기적 술접대를 받고 자회사 KB투자증권 수사 동향을 흘렸다는 의혹 역시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봤다.김 부장검사는 구속된 이후에도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상태이며 억울함을 강하게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은 김 부장검사가 김씨 구명을 위해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서부지검 검사 등의 조사 결과도 17일 밝힐 예정이다.

현직검사가 기소되는 것은 김정주 NXC 대표로부터 넥슨 주식 뇌물 등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진경준 전 검사장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대검은 기소된 김 부장검사를 상대로 내부 징계 절차를 밟아 최대 해임 조처까지 내릴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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