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제주4·3사건 국가폭력 중 가장 중대한 사건"

박원순 시장은 15일 "제주4·3사건은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여러 인권침해·국가폭력 사건 중 가장 심각하고 중대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전날 1박 2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은 박 시장은 이날 제주 태풍피해 농가를 찾아 위로한 뒤 천주교 제주교구장에서 이어진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과의 면담에서 이같이 말했다.박 시장은 "인권변호사로서 활동하다 보니 아르메니아, 대만 등 외국의 사례를 봐왔지만 제주4·3사건은 우리들의 일"이라며 "(2000년 제정된) '제주 4ㆍ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아직도 안 된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유족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인권의식과 역사의식을 키우는 과정으로까지 나아가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니 일종의 혐오적 발언들이 나온다"며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강우일 주교는 "제주 사람들에게는 뼛속까지 느끼는 사건이지만 대부분 국민이 잘 모른다"며 "시장님 같은 분이 있어 다행이라 생각하고 유족들도 많은 위로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강 주교는 "국민이 제주4·3사건을 비롯해 역사적인 사실을 깊게 알게 되면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의 발전에 굉장한 도움이 될 텐데 아직 제주 안에서도 이러한 작업이 상당히 미진한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면담은 약 5분 동안만 공개된 뒤 비공개로 진행됐다.

4·3진상보고서 작성 기획단장을 맡았던 박 시장은 전날 제주에 도착한 직후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4·3희생자유족회와 이야기를 나눴다.박 시장은 이날 면담이 끝나는 대로 제주 일정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간다.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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