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설악산 단풍 '양호' 전망 …이달 중순 '절정'

불볕더위를 밀어내고 찾아온 가을이 단풍으로 물드는 계절.
지난달 하순 시작된 설악산 단풍이 등산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6일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시작된 설악산 단풍은 해발 1천m 희운각까지 내려왔다.이달 중순에는 천불동 계곡까지 물들이며 설악산 단풍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46년 만에 베일을 벗고 올해 처음 개방된 남설악 주전골 망경대도 이달 중순 단풍이 물 들 것으로 보여 이때쯤 이곳을 찾는 등산객들은 단풍으로 치장한 만물상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가운데 올가을 설악산 단풍 상태가 평년보다 양호하다는 평이 이미 산을 다녀온 등산객들 사이에서 나오면서 산행을 계획하는 등산객들을 더 들뜨게 하고 있다.설악산 단풍이 양호하다는 평이 나오는 것은 단풍이 들기에 알맞고 적당한 날씨가 그동안 이어졌기 때문으로 본이다.

사실 설악산 단풍은 최근 몇 년 동안 그렇게 좋지 못했다.

그래서 잔뜩 기대하고 산행에 나섰던 등산객들은 아쉬움을 달래며 하산을 해야 했다.광합성 작용을 중단으로 나타나는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날씨가 중요하다.

너무 덥거나 추워도, 너무 습하거나 건조해도 안 좋다.

너무 덥거나 건조하면 나뭇잎이 말라 볼품이 없는 단풍이 들고 갑자기 추워지면 단풍이 들기도 전에 잎이 떨어진다.큰 일교차와 적당한 습도, 풍부한 일조량이 뒷받침될 때 그야말로 아름다운 단풍이 든다.

마치 버섯이 잘 자라기 위한 기후 여건과 비슷해 일각에서는 버섯 작황이 좋은 해에는 단풍도 아름답다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로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발생했던 지난 1996년 가을, 단풍이 유례없이 아름다웠던 그해에는 송이도 풍작을 이뤘으나 3개월 동안 진행된 작전으로 말미암은 입산 금지로 송이 채취를 할 수 없게 된 주민들이 애를 태우기도 했다.

이와 관련 등산객들은 "올가을에는 단풍 들기에 알맞은 날씨가 이어져 온 데다가 송이가 풍작인 만큼 단풍도 아름다울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급격한 날씨 변화만 없다면 올가을 설악산을 찾는 등산객은 단풍 명소인 천불동 계곡은 물론, 남설악 주전골과 내설악 백담계곡 등에서 아름다운 단풍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설악산사무소 관계자는 "태풍 '차바'의 영향을 받은 고지대 단풍은 이미 대부분 떨어졌으나 앞으로 진행될 계곡 단풍은 괜찮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mom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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