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뒤 태풍' 2차 피해 막아라…경주 복구 총력전

민·관·군 1천380명 투입 응급 조치…완전 복구 시간 걸려
"비가 오면 샐 것같아 밤잠 설치고 있다" 주민 불안감 여전

'여진이 이어지는 데다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많은 비가 온다니 추가 피해가 없도록 해야죠.'
지난 12일 규모 5.8 강진에 이어 300차례 이상 여진이 계속되는 경북 경주에서는 추석 연휴에도 피해 복구작업이 이어졌다.경북도와 경주시·군, 민간단체 등은 제16호 태풍 말라카스가 북상하기 전에 최대한 빨리 응급복구를 끝내기 위해 16일 대규모 인력을 피해 현장에 투입해 안간힘을 썼다.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민·관·군 1천380여 명이 한마음으로 복구에 구슬땀을 흘렸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여진이 계속되는 데다 태풍 영향으로 오는 17∼18일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2차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응급 복구나마 끝내기 위해 추석이 지나자마자 인력을 대거 투입했다.공무원 경찰, 군 장병, 봉사단체 회원들은 피해가 심한 외동읍, 내남면, 황남동, 월성동 등 300곳에 분산해 무너진 흙더미를 치우는 등 집과 지붕 수리, 담벼락 정비 등에 힘을 보탰다.

또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부서진 도로와 각종 시설물을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했다.

태풍의 간접 영향에 따른 비로 지붕이나 담벼락이 추가로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붕 기와 정리와 천막 덮기 등 보수에 집중했다.기와 기술자, 문화재 보수 전문가도 참여시켜 복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진 발생 이후 추석 연휴인 14∼15일에도 인력과 굴착기·덤프트럭을 동원해 피해가 많이 발생한 경주 한옥마을 등 주거지역과 오릉 담 기와 등 유적지 주변을 복구했다.

피해 주민과 추석을 쇠기 위해 고향을 찾은 가족·친지들도 연휴 기간 무너진 담과 지붕 등을 고치는 데 힘을 쏟았다.복구 노력에도 피해 지역 주민 등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황성동 피해 주민은 "당장 지붕도 정리가 안되고 비가 오면 샐 것 같아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내려온 한 귀성객도 "고향 집에 와 보니 기와 들림, 벽 실금 등 드러나지 않은 피해가 많았다"며 완전 복구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이날 피해 현장을 찾아 "더 이상 지진 피해로 경주 시민이 신음하지 않도록 중앙 정부와 함께 노력해 현장에서 안전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경북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경주를 중심으로 경상 13명, 찰과상 35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또 건물 균열 1천81건, 지붕파손 2천83건, 담 파손 708건 등의 피해가 났다.

(경주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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