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제조업 취업자 증가 1만명 밑으로…2009년 이후 최저

'선박·전자' 급감했지만, '식품·화학'은 호조
고용부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업이 고용시장 이끌어"

8월 제조업 취업자 증가 폭이 1만명 밑으로 떨어져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선박·전자·철강 등에서 고용이 크게 줄었지만, 인구구조 변화와 수출 호조의 덕을 본 식품·화학은 고용이 늘었다.

전반적으로는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이 고용시장을 주도하는 분위기이다.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8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8월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취업자) 수는 1천255만 5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만 7천명(2.8%) 증가했다.취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증가 폭은 지난해 5월(32만 9천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했다.

취업자 증가율은 업종별로 차이가 컸다.

증가율이 높은 업종들은 서비스업이 차지했다.대표적인 저임금 업종인 숙박·음식업의 증가율이 14.1%에 달했고, 이어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5.8%), 도·소매업(5.6%) 순이었다.

공공행정·국방은 -0.4%로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모든 업종 중 임금이 가장 높은 금융보험업의 증가율(0.4%)도 매우 낮았다.

전체 업종 중 고용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은 증가율이 0.3%에 그쳤다.취업자 증가 폭은 9천명에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1월(6천300명) 이후 7년 만에 취업자 증가 폭이 1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고용 악화를 주도한 것은 구조조정 태풍이 몰아치는 조선업이었다.

선박, 철도, 항공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지난해 말까지 고용이 늘었다.

그러나 선박 수주 급감 등 경기 악화로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전환, 8월에는 가장 큰 규모의 감소 폭(-2만 2천명, -10.6%)을 나타냈다.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의 지난해 말 고용규모는 21만 명에 달했으나, 올해 8월에는 18만 7천명까지 줄었다.

제조업 고용의 14.5%를 차지해 고용규모가 가장 큰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도 8월 취업자 수가 1만 6천명이나 감소했다.

2013년 9월 고용규모가 5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줄어 올해 8월 고용규모는 51만 8천명에 그쳤다.

이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을 견디다 못해 국내 전자업체들이 휴대전화, LCD 등 생산기지를 해외로 속속 이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철강 등 '1차 금속산업'은 중국의 성장과 조강생산량 감소 등으로 2013년 하반기부터 고용이 크게 줄다가 지난해 중반 이후 안정되는 모습이다.

다만 고용 감소세는 이어져 8월에도 고용규모가 2천500명 감소했다.

제조업 중에서는 1인 가구의 증가로 간편식 매출이 늘어나고, '한류' 영향으로 수출도 호조를 보이는 식료품제조업의 취업자 수가 1만 2천명 늘어 25만 2천명에 달했다.

중국 내에서 한국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화장품이 포함된 화학제품제조업도 취업자 수가 1만명 늘었다.

8월 화장품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9.9% 급증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취업자가 913만 6천명으로 29만 5천명(3.3%) 증가했다.

특히, 29인 이하 중소기업에서 25만1천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74.5%를 차지했다.

반면에 구조조정이 한창인 300인 이상 대기업은 341만 9천명으로 4만 2천명(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8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7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0% 늘었다.

전체 구직급여 지급자는 38만 5천명으로 5.2% 증가했고, 구직급여 지급액은 4천362억원으로 18.7% 늘었다.고용부 관계자는 "일자리의 질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과 금융 부문의 고용 증가 폭이 둔화한 것이 우려된다"며 "다만 수출 호조 등으로 식품, 화학 등에서 고용을 늘린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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