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기 회복 지연…구조조정에 '부울경' 타격"

7월 동남권 제조업 취업자 수 역대 최대폭 감소
한은 지역경제보고서 분석

조선·해운 업종의 구조조정과 철강 등 여타 업종의 부진으로 지난 7∼8월 중 지역 경기의 회복 속도가 지연됐다.특히 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권은 제조업 취업자 수가 역대 최대폭으로 줄었고 생산과 수요, 투자 등에서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의 타격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골든북)을 보면 7∼8월 중 권역별 경기개선속도가 4∼5월보다 완만해졌다.

특히 4∼5월에 산업생산이 소폭 증가했던 호남과 강원권이 7∼8월엔 보합으로 돌아서면서 수도권과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의 생산이 보합에 머물렀다.제조업생산은 IT·석유화학이 증가했지만 자동차·조선은 수도권과 동남권을 중심으로 부진했다.

앞으로 서비스업 생산은 소폭 증가하겠지만 제조업생산은 동남·호남권의 조선, 자동차, 철강 등이 부진해 대체로 보합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투자는 수도권의 주거용 건물을 중심으로 건설투자가 소폭 늘었을 뿐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소극적인 기조가 지속됐다.수출은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주력 수출품목의 부진 때문에 제주와 충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감소했다.

7월 중 취업자 수는 전년동기대비 30만명 늘어나 2분기 월평균 29만명에 비해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하지만 증가세는 수도권과 충청권의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나타났을 뿐 동남권과 호남권은 조선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제조업 고용이 감소했다.동남권의 7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88만6천명으로 전년 동기 96만6천명보다 8만명 줄었다.

2004년 1월 통계청이 지역별 취업자 수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의 감소 폭이다.

호남권의 7월 제조업 취업자 수도 31만7천명으로 작년 동기(32만5천명)보다 8천명 줄었다.

보고서는 "향후 취업자 수는 기업 구조조정,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인력수요 둔화 등으로 낮은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제조업은 조선·해운업에 대해 추진 중인 구조조정이 공급과잉업종으로 확산되면 고용부진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앞으로 주택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낮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또 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 등의 영향으로 가계와 기업에 대해 모두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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