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이 베팅한 애플…소로스는 전부 팔았다

투자 거물들의 엇갈린 행보

IT 꺼리던 버핏, 지분 크게 늘려
소로스는 3100주 팔고 통신 매입
워런 버핏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벅셔해서웨이가 지난 2분기 애플 주식 투자를 크게 늘렸다. ‘헤지펀드 업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는 같은 기간 애플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

벅셔해서웨이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분기별 지분변동신고에서 애플 주식 152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애플 주식이 1분기 981만주에서 55% 늘면서 지분가치도 14억6000만달러로 증가했다.애플 주가는 2분기 12% 하락했지만 벅셔해서웨이는 오히려 투자를 늘렸다. 버핏 연구 전문가인 데이비드 카스 메릴랜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가치투자자들은 주가가 내리면 이를 추가 매입 기회로 보고 반긴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이후 애플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14% 급등했으며 15일엔 109.5달러로 마감했다.

그동안 버핏은 정보기술(IT) 주식 투자를 꺼렸다. 버핏이 이번에 직접 애플 주식 매입 결정을 내렸는지, 그의 유력한 후계자로 알려진 투자매니저 토드 콤스와 테드 웨슬러가 투자를 결정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벅셔해서웨이는 애플 주식을 추가 매입했지만 10년 이상 장기 투자해온 월마트 지분 가운데 1100만주(27%)를 처분했다.

이와 달리 소로스가 운영하는 소로스펀드는 보유하던 애플 주식 3100주를 모두 팔았다. 애플 주식 수가 많지 않아 큰 의미를 두기 어렵지만 아마존과 이베이 주식까지 대폭 처분했다는 점에 비춰 소로스가 이들 주식 가격이 고평가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조지 소로스
소로스는 또 올초 사들인 세계 최대 금광업체 배릭골드 지분 1830만주를 매각해 차익을 실현했다. 캐나다 증시에 상장한 배릭골드 주가는 2분기 상승률이 56%에 달하는 등 상반기 세 배 가까이 급등했다.

소로스펀드는 대신 통신주에 투자했다. 2분기 리버티브로드밴드 지분 890만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지분가치는 5억3350만달러에 이른다. 이 회사는 이동통신업체 차터커뮤니케이션스의 최대주주다. 마켓워치는 6월 말 현재 소로스펀드가 보유한 주식 가치가 총 46억8000만달러로, 2분기 동안 3.2%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1.9% 올랐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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