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지원' 강조하더니…이방카 계약사 '유급출산휴가' 제로

의류브랜드 '이방카 트럼프' 라이선스 디자인사 여성복지 열악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가 전당대회에서 부친의 '워킹맘 지원'을 확약했지만 정작 자신의 의류브랜드를 전담 디자인하는 기업은 단 하루의 유급 출산휴가조차 보장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지난달 21일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찬조연사로 나선 이방카는 옅은 핑크빛 드레스를 입고 연단에 올랐다.

자신의 이름을 딴 의류브랜드 '이방카 트럼프'가 만든 드레스.
연단에서 그는 "자녀를 둔 여성들이 성공할 수 있는 정책이 진기한 것이 돼서는 안 되며 표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부친이 대통령이 되면 '워킹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을 확인했다.

메이시 등 미 백화점에서 살 수 있는 157달러(17만5천원) 이 드레스를 디자인한 회사는 G-3 어패럴그룹. 하지만 이 회사는 단 하루의 유급 출산휴가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전·현직 직원들이 WP에 밝혔다.익명을 요구한 한 디자이너는 G-3 어패럴그룹에 유급 출산휴가는 없으며 단지 12주의 무급휴가만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50명 이상의 직원을 둔 고용주에게 요구되는 법적 최저선이다.

이방카는 2012년 이 회사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드레스와 정장, 진을 비롯한 '이방카 트럼프' 의류를 전담 디자인, 유통하는 내용이다.

물론 이 계약에 디자인 회사 직원들의 복지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G-3 어패럴그룹의 새미 아론 부회장은 지난달 포브스지에 "이방카가 일주일 단위로 디자인 과정에 관여한다"고 전했다.특히 이방카가 자신의 웹사이트에 '이방카 트럼프'를 '일하는 여성의 축복'으로 설명하거나 평소 자신을 3명의 자녀를 키우는 전문직업인로 묘사한 것을 고려하면 그녀의 디자인전담 회사의 '워킹맘' 복지는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방카는 지난해 보그지 인터뷰에서도 "나와 동료들은 엄마와 자매, 전문직업인으로서 정말 열심히 일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3월 비즈니스인사이더 인터뷰에서는 "출산휴가는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말했다.WP는 '이방카 트럼프' 디자인 회사의 복지에 대해 "워킹맘의 지원에 대한 이방카의 공적 입장과는 크게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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