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롯데그룹 고위 임원 줄소환 임박…'키맨'은 누구

초반 발빠른 수사 행보…이르면 내주부터 본격 소환 예상

롯데그룹 경영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초반부터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다.검찰은 1t 트럭 10여대 분량의 방대한 압수물을 분석하면서 동시에 그룹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핵심 관계자들의 소환조사를 위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1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총수 일가의 비자금과 계열사 간 자산 및 부동산 거래 의혹 등을 중점 수사 대상으로 정하고 소환 대상자를 선별하고 있다.

횡령·배임이 중심이 되는 기업범죄 수사의 경우 실무진부터 임원까지 직급별로 단계를 밟아 소환되는 게 일반적이다.하지만 이번 수사에서는 이례적으로 실무급 임원진들부터 줄줄이 소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공개수사에 앞서 탄탄하게 '기초 다지기'를 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범죄 혐의를 뒷받침하는 단서가 충분한 만큼 지체 없이 그룹 수뇌부로 치고 들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실제 검찰은 총수 일가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휴일인 12일 곧바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자금관리 담당 임원인 이일민 전무, 류제돈 전무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그룹 차원의 전면적 압수수색을 벌인지 불과 이틀만이다.

명목상 실무급 임원이지만 총수 일가와의 친분 관계나 역할 등을 보면 '가신 그룹'에 버금가는 무게를 지닌다.롯데호텔 33층에 있는 신 총괄회장 비서실 내 비밀공간의 존재와 신격호-신동빈 부자가 계열사에서 매년 300억원의 의심스런 자금을 받아왔다는 '핵폭탄급' 진술도 이들의 입에서 나왔다.

검찰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총수 일가의 수상한 자금 추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압수수색 이후 닷새간의 수사 과정을 보면 주요 임원들의 검찰 출석 시점도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그룹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정책본부' 핵심 3인방인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 황각규 운영실장(사장),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 등이 소환 대상 리스트에 올라있다.

이들은 10일 나란히 집무실과 자택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들은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으로 최근 수년간 신 회장을 보좌해 그룹 주요 현안을 챙겨왔다.

그만큼 그룹 내부 사정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그룹 재무를 총괄하는 이봉철 정책본부 지원실장(부사장)도 주목하는 인물이다.

각 계열사 회계·재무는 대부분 그의 손을 거친다.

신동빈-신동주의 '형제의 난' 이후 신 회장 지시에 따라 꾸려진 그룹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을 만큼 신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

김창권 롯데자산개발 대표 역시 소환을 앞둔 최측근 인사다.

2007년 11월 이후 8년여동안 자리를 지켰다.

롯데자산개발은 부동산을 사들여 쇼핑몰 등으로 개발한 뒤 분양·임대·위탁운영 등의 사업을 한다.

입지 선정과 부지 개발, 각종 시설 건립 등을 다루는 업무 특성상 그룹 '비자금 조성 창구'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특히 2008년 신격호 총괄회장이 보유한 인천 계양구 목상동 일대 땅을 롯데상사가 504억원에 사들일 때 계열사들이 매수대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다음 달쯤이면 신격호-신동빈 부자를 비롯한 사주 일가가 줄소환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2013년 CJ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한 검찰은 5월 21일 그룹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고서 한 달여 뒤인 6월 25일 이재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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