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산명세서 제출…"순자산 12조원 육박" 재차 주장

힐러리도 제출…트럼프에 소득신고서 공개 촉구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재산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재산이 100억 달러(약 11조8천억 원)를 넘어섰다고 재차 주장했다.17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104쪽에 달하는 개인 재정보고서를 냈다고 밝혔다.

이는 백악관 입성의 꿈을 품은 대선 후보라면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FEC는 이번에 제출된 트럼프의 재산 명세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FEC의 공개 전에 트럼프 캠프 측이 먼저 "어마어마한 현금 유동성"을 갖고 있다며 개략적인 트럼프의 재산 상황을 공개했다.트럼프 캠프는 지난 17개월간 트럼프가 소유한 사업체들의 수익이 1억9천만 달러(2천243억 원)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의 수입은 5억5천700만 달러(6천576억 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당과 이자, 자본 이익, 임대료, 로열티 등이 빠진 수치다.트럼프는 재산 내역 제출과 함께 자신의 순 자산이 100억 달러 이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경선 초기였던 지난해 7월 재산 내역을 FEC에 제출했을 때도 같은 주장을 한 바 있다.

당시 재산 보고서에선 트럼프가 회사와 조직 500여 곳을 거느리고 168개의 자산 등을 보유한 것으로 나온다.트럼프는 100억 달러가 넘는 재산을 가졌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트럼프 재산을 40억 달러(4조7천억 원)로 추산했다.

포브스는 트럼프가 경선 초기 멕시코인을 성폭행범으로 간주하는 발언 이후 많은 사업 협상이 어그러졌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본선 경쟁자로 유력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2015년 1월부터 현재까지 재산 내역이 담긴 11쪽 분량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클린턴은 회고록 '어려운 선택들'(Hard Choices)의 인세로 500만 달러(59억 원)를 벌었고 경선에 뛰어들기 전 강연으로 150만 달러(17억7천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클린턴의 개인 재산 대부분은 '뱅가드 500 인덱스 펀드'와 JP모건 관리 계좌에 담겼는데 두 곳의 재산액이 500만∼2천500만 달러(58억9천만∼294억8천만 원)에 이를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클린턴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같은 기간 강연료 등으로 500만 달러(58억9천만 원)를 벌었다.

클린턴 측은 재산 내역 공개와 함께 아직 소득신고서를 공개하지 않은 트럼프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클린턴은 작년 본인을 포함한 가족의 소득 신고서(1977∼2014년)를 공개한 바 있다.

클린턴 측은 "현대 모든 대통령 후보들이 따랐던 소득신고서 제출을 트럼프가 충실히 지키는가를 보는 것이 그에 대한 진정한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언론들도 트럼프가 자세한 납세 내역이 담긴 소득신고서를 내놓지 않은 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트럼프 측은 이에 8년치의 소득 신고와 관련한 회계 감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감사가 끝날 때까지는 공개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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