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특수를 잡아라] 대림산업, 철도·댐·플랜트 등 공사 가계약 체결

사우스파스 정유시설.
대림산업이 경제 제재에서 풀린 이란의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이란에서 각종 공사를 발주하면 대림산업이 수주할 사업이 많아서다.

대림산업은 다음달 이란 알와즈와 이스파한을 잇는 철도공사 49억달러(약 5조6000억원)와 박티아리 댐·수력발전 플랜트 공사 20억달러(약 2조2800억원)에 대한 가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파한 철도공사는 지난 2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아흐마드 아쿤디 이란 도로도시개발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협력을 약속한 사업이다. 대림산업은 이란에서 1조원 조금 못 미치는 규모의 석유화학플랜트 공사도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다음달 이란 정부와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할 예정이다.대림산업과 이란의 관계는 1975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림산업이 이스파한의 군용시설 토목공사를 수주한 게 국내 건설사의 첫 이란 진출이었다. 이후 1977년 이스파한 정유공장, 1978년 아와즈 액화천연가스(LNG) 추출공장 등을 잇달아 수주하면서 이란에 교두보를 구축했다. 이후 지난 40여년간 26건, 총 45억5000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했다.

이란에서 수주하는 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1983년부터 수행한 ‘캉간 가스정제(리파이너리) 플랜트’ 공사가 대표적이다.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때 이라크 공군기의 현장 폭격에 직원 10여명이 사망하는 일도 벌어졌다.하지만 대림산업은 끝까지 공사를 완수해 발주처와 돈독한 신뢰 관계를 형성했다.

미국 등 서방의 경제 제재 속에서도 대림산업은 이란의 든든한 우군이 됐다. 미국은 2010년 ‘포괄적 이란 제재법’과 2012년 ‘이란 위협 감소 및 시리아 인권법’, 대통령 행정명령 등을 통해 이란의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개발 등 상업활동을 제한해왔다. 이와 관련해 2013년에는 미 의회 산하 회계감사국(GAO)이 대림산업이 이란의 에너지 분야에 대한 상업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미국의 국내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대림산업은 단순히 시공만 맡았기 때문에 제재 대상이 아니라며 공사를 이어갔다. 이처럼 대림산업은 2006년 이후 이란에서 수주 실적이 있는 유일한 업체로 1억300만달러의 수주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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