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모바일] "메뉴 작동 쉬워진 삼성 스마트TV…기술과 인문학 융합의 결실"

IT기기

'인문학 스타 강사'최진기가 본 삼성 스마트TV

기술 중심에서 사용자 관점으로 발상 전환
리모컨 단순 조작으로 빠르게 접근해 편리
인문학 강사 최진기 오마이스쿨 대표가 삼성 스마트TV의 ‘스마트 허브’ 기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거실에서 TV를 시청하다가 방에서 자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외출 중에도 TV를 통해 집안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 나오는 장면이 아니다. 스마트TV로 단 2~3초 만에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스마트TV의 등장 자체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스마트TV는 2008년부터 나왔다. 하지만 스마트TV에 다양한 콘텐츠가 있어도 사용 방법이 복잡했다. ‘스마트’라는 수식어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이런 한계를 극복한 스마트TV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업계에선 ‘진짜 스마트TV가 나왔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200여개 기기 연동…손쉽게 제어

삼성전자는 2016년형 스마트TV 모든 제품에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사용자경험(UX) ‘스마트허브’를 장착했다. 거실에서 TV를 보면서 IoT 기능이 탑재된 조명, 오디오기기, 보안 카메라 등을 제어할 수 있다. 별도 기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작동 방법이 쉬운 게 강점으로 꼽힌다. TV를 켜면 스마트허브 첫 화면이 뜬다. 홈시어터, 블루레이 플레이어, 게임기 등 외부기기를 자동 인식한다. 공중파 케이블 IPTV뿐 아니라 넷플릭스 등 OTT(인터넷으로 하는 콘텐츠 서비스)도 한 화면에 모아 쉽게 골라 볼 수 있다. 과거엔 채널별 앱(응용프로그램)에 접속해 실행하기까지 2~3단계를 더 거쳐야 했다. 콘텐츠를 작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삼성전자는 TV와 연동되는 셋톱박스, 게임기도 TV 리모컨 하나로 한꺼번에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 리모컨 여러 대의 수십개 버튼을 이용해야 했던 불편을 없앴다. 리모컨 버튼도 10개로 최소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는 지난 21일 인터넷판 기사에서 “삼성이 지난 30년간 골칫거리였던 TV 리모컨 문제를 해결했다”고 극찬했다.

○인문학 스며든 스마트TV

이 같은 변화는 인문학이 융합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인문학 강사로 유명한 최진기 오마이스쿨 대표는 “삼성전자 스마트TV가 달라진 것은 정보기술(IT)과 인문학이 결합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쉽고 편리하게 스마트TV를 즐기고 싶은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대목에 인문학 요소가 스며들어 있다고 덧붙였다.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성찰과 이해를 주로 다룬다.최 대표는 “사용자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의견을 반영한 제품이 선택받는다”며 “단순히 높은 기술력으로 제품의 성능을 높여서는 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스마트TV가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은 사용자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사용설명서 없이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경험을 제공해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제품을 내놓기에 앞서 사용자 의견 분석 및 반영에 많은 공을 들였다. 스마트허브와 리모컨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의 소비자경험랩이 2년여의 노력 끝에 개발한 결과물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콘텐츠가 너무 방대해져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콘텐츠가 다양해지더라도 쉽고 편하게 이용하고 싶다는 사용자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번 신제품을 써보니 삼성전자가 사용자의 TV 시청 행태를 분석하고 기술 중심에서 벗어나 사용자 관점에서 생각한 게 느껴졌다”며 “단순 조작만으로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어 편리했다”고 했다.

○커지는 시장…편의성이 승부 가른다업계에선 스마트TV가 더욱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TV에 대한 사용자의 눈높이가 더 높아지고, 그에 발맞춰 기능도 꾸준히 향상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TV 업체들도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과거 TV는 방송국이 보내주는 신호를 받아 잘 표현해주는 기기였지만 앞으로는 다르다”며 “방송을 보여주는 기능을 뛰어넘어 다양한 콘텐츠와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자체도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세계 스마트TV 시장 규모가 올해 약 1억335만대에서 2019년에는 1억2201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TV에서 스마트TV가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45.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스마트TV 시장이 꾸준히 커지면서 관련 콘텐츠, 편의성 확대를 둘러싼 TV 업체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얼마나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TV 시장에 큰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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