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선거전략가 "힐러리, 문제는 전략 아닌 본인" 일침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뉴햄프셔 예비선거 패배 후 대선 캠페인 팀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설로드가 "문제는 전략이 아닌 본인일 수 있다"며 일침을 가했다.

9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 등에 따르면 액설로드는 전날 트위터에 "별개의 캠페인에서 다른 인물로 구성된 참모진을 두고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면 문제의 원인이 본인에게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정치초년병 오바마에게 지고, 2016 대선 초반부터 상대적 약자인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에게 끌려가는 선거전을 펼치고 있는 데 대해 "캠페인 참모들과 전략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클린턴 본인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샌더스 의원이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판단한 클린턴 전 장관과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캠페인 스태프 교체와 전략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클린턴이 위기감을 느껴 문제를 즉각 바로 잡으려는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소식통은 "샌더스 의원의 예상밖 선전으로 클린턴 캠페인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액설로드는 시카고 트리뷴 정치전문 기자 출신으로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 선거전략 핵심 브레인으로 활약했고, 백악관 선임고문을 거쳐 현재 시카고대학 정치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교체설이 도는 클린턴 전 장관의 핵심 참모 가운데는 액설로드와 함께 오바마 대선 캠페인에서 일한 조엘 베넨슨도 포함돼있다.

CNN 정치평론가로도 활동 중인 액설로드는 최근 유명 시사프로그램 '앤더슨쿠퍼 360도'에 출연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힐러리 상대를 거칠게 공격하고, 클린턴 측이 캠페인 개편을 언급하는 것이 2008년 민주당 경선 당시와 똑같다"고 지적했다.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8년 오바마 공격의 선봉에 섰다가 "당을 결속시키는 대신 부인 대통령 만들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난을 샀으며, 최근에는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을 "성차별주의자"라고 공격해 논란이 됐다.

액설로드는 또 클린턴 전 장관이 2008년 경선 시작 직후인 2월초 선거본부장 패티 솔리스 도일을 전격 경질했고, 4월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 때부터 여론조사를 담당한 핵심 참모 마크 펜이 자리에서 물러난 사실을 상기했다.

이어 그는 "클린턴 전 장관이 경선 초반 결과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신 후반 일정에 자신감을 갖고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민주당의 조직적 지원을 받고 있는 클린턴 전 장관은 경선 첫 관문인 아이오와 당원대회에서 샌더스 의원을 0.25% 포인트 차(클린턴 49.84%·샌더스 49.59%)로 어렵게 앞질렀으며, 이날 열린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20% 포인트 이상 차이(72% 집계 상황 클린턴 38.6%·샌더스 59.6%)로 크게 패했다.

클린턴 전장관은 선거를 앞두고 열세 만회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간격을 메우지 못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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