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직접 타보니…'고급스럽네'

소음·진동 없어 영화관 바로 위층에 플랫폼 설치

둥그런 비행우주선 모양의 인천국제공항 교통센터 한중간에 고래등뼈처럼 생긴 플랫폼.
SF영화에나 나올법한 플랫폼에서 노란색 자기부상열차가 소리없이 출발한다.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에코비(ECOBEE)'는 개통을 이틀 앞둔 지난 1일 국토교통부 기자단에 먼저 공개됐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과 연결된 교통센터 지하에는 서울역까지 달리는 인천공항철도 승강장과 각종 식당과 카페, CGV 영화관이 있다.

무빙워크나 승강기를 타고 2층으로 올라오면 자기부상열차 플랫폼이 바로 보인다.자기부상열차 플랫폼이 건물 중간에 자리 잡을 수 있는 이유는 소음·진동·분진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부상열차는 기존 열차와 달리 바퀴가 없다.

레일 밑에 있는 차량의 전자석과 레일이 서로 붙으려는 힘의 의해 차량이 뜨게 되고 떠 있는 높이는 전자석에 보내는 전기량을 조정해 8㎜로 일정하게 유지한다.레일과 바퀴가 마찰하는 소음이 없으니 건물 안에 플랫폼을 만들 수 있고 오피스텔 등 상업시설 바로 옆을 지나가도 따로 방음벽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의 첫 인상은 고급스럽다.

노란색 차체는 곡선미를 살렸고 폭이 2.7m로 기존 열차(3.5m)보다 슬림하며 두 량만 연결해 길이가 짧다.열차 한 대의 탑승인원은 최대 230명. 기존 열차와 좌석모양도 다르고 노선이 짧은 만큼 많은 인원이 서서 갈 수 있도록 내부에 공간이 많다.

인천국제공항역에서 출발하자마자 곧바로 도착한 역은 장기 주차장역이다.

말 그대로 공항에 장기주차한 차량이 있는 곳이다.

실내소음도가 65데시벨 이하라더니 자기부상열차가 움직이는 소리보다 밖에 바람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다음으로 합동청사역과 국제업무단지역을 지나는데 열차 창문이 저절로 뿌옇게 변해 밖이 보이질 않았다.

'미스트 윈도우' 시스템이라고 해서 오피스텔 등 선로 주변 주민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구간에서는 창문이 흐려지고 해당 구간을 지나면 다시 투명해진다.

열차 창문에 액정시트필름이 삽입돼 있어서 가능하다.

자기부상철도 선로와 인근 건물의 가장 가까운 거리는 15m 정도다.

국제업무단지역에서 워터파크역까지는 거리가 3㎞ 정도 떨어져 있으니 자기부상열차가 속도를 올리는게 느껴졌다.

달리는 방향 왼쪽 창문으로는 바다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게 보였다.

워터파크역을 지나 마지막 역은 용유역이다.

용유역에 내리면 마시안해변이 있고 을왕리, 무의도 등으로 연결된다.

인천국제공항역∼장기주차장역∼합동청사역∼국제업무단지역∼워터파크역∼용유역까지 자기부상철도로 총 6.1㎞, 15분이 걸렸다.

6개역을 지나보니 주변에 큰 건물이 없고 부지가 텅텅 비어 있다.

2007년 6월 도시형 자기부상철도 시범노선을 선정할 때만 해도 인천공항 주변 용유·무의복합단지 개발 기대가 높았다.

2007년 당시 용유·무의복합단지 7.03㎢를 개발해 2014년이면 인구가 2만8천명 가까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개발면적이 3.4㎢로 줄고 사업기간이 6년 연장되는 등 계획이 틀어졌다.

인구가 늘어나면 자기부상철도 1단계 6개역에 이어 2단계, 3단계까지 노선을 계속 확장하려 했으나 지금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다.한국기계연구원 도시형자기부상열차실용화사업단은 말레이시아·러시아·미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한편 제주제2공항, 영남권신공항 등에 자기부상철도 건설을 희망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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