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 2016] 원자재 시장은 올해도 '흐림'…"유가 50달러대로 회복" 전망도

원자재·업종별 기상도
원유 등 원자재에 투자한 이들에게 지난해는 악몽과 같은 한 해였다. 국제유가는 2014년 여름부터 배럴당 100달러 선에서 속수무책 미끄러지기 시작했지만 ‘일시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많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심지어 석유수출국기구(OPEC) 관계자도 그렇게 말했다.

아니었다. 작년 12월18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4.73달러까지 내려갔다. 금융위기 직후 대폭락장과 비슷한 수준이다.전문가들은 올해 유가가 바닥을 확인하고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다시 배럴당 100달러대로 돌아가리라고 보는 이는 별로 없다. OPEC은 감산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캐나다 셰일오일 생산업체가 채산성이 안 맞아 말라죽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는 부도를 냈다. 셰일오일 생산량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란이 작년 말부터 생산을 재개했고, 미국도 40년 만에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투자은행(IB) 등 각종 기관 전망치를 살펴보면 대부분 올해 유가를 배럴당 40~50달러대로 보고 있다. 가장 낮게 보는 곳은 무디스로 올해 평균 유가를 배럴당 40달러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일시적으로 20달러대까지 내려갔다가 내년에 50달러대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브렌트유는 배럴당 평균 56달러, WTI는 51달러일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올 하반기 55달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은 올해 4분기 60달러를 예상했다.

OPEC은 올해 배럴당 60달러로 돌아가서 해마다 5달러씩 올라 2020년에는 80달러 선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감산 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에 이 같은 전망치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정 압박에 시달리는 사우디가 달러페그제를 포기하면 장기적으로 감산을 안 한다는 신호가 돼 배럴당 25달러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프란시스코 블랜치 BoA메릴린치 글로벌 상품부문 대표는 예측했다.중국의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유가와 원자재에 결정타다. 유가를 제외한 다른 원자재 시장 역시 그다지 낙관하기는 어렵다. 호주의 맥쿼리는 내년을 ‘3D의 해’로 요약하고 있다. 재고정리(destocking), 투자회수(divestment), 절망(desperation)이다. 세계 산업 생산량이 2.3% 줄어들어 금속 수요가 감소하는 것을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달러가치의 추가 상승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고, 기존 생산업체 중 일부가 재정적으로 어려워져 생산량을 줄이게 되면 올해만큼 완만한 약세 정도에 머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많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