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내년 경제전망 불투명…내실 다진다

다시 뛰는 기업들
사장단 회의를 마친 삼성 계열사 사장들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을 나서고 있다. 한경DB
삼성은 통상 내년 사업계획을 상대적으로 빨리 정해왔다. 각 계열사, 사업부별로 매년 8월 말이면 사업계획 검토에 들어간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3개월여가 지났지만 별다른 윤곽이 보이지 않는다. 전망이 불투명해서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사업계획을 정하는데 세계 경기가 가장 큰 관건인데, 내년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별로 좋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주요 시장인 주요 2개국(G2)이 가장 큰 관건인데 세계의 성장을 이끌어온 중국은 성장세가 계속 둔화되고 있다. 최근 중국 인민대 산하 국가발전전략연구원은 “2016년은 중국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률 둔화를 경험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내년 경제성장률이 6.6%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G2의 한 축인 미국도 12월부터 꾸준히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양적 완화에 의존해온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경기뿐 아니라 미국 경기도 악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어왔던 반도체도 내년에는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삼성은 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성장을 이끌어온 스마트폰, TV 등은 시장이 이미 포화돼 성장세가 완연히 꺾였다.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이 관계자는 “올해 메르스 등으로 계열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 그래서 내년 삼성 계열사들의 실적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지만, 2017년이 더 걱정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2~3년 후 위기가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국내 내수도 기대할 게 없다. 이 때문에 삼성은 투자 계획을 세우는데도 보수적이다.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지난달 말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사상 최대인 27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으나 이 중 일부는 내년 투자금액을 미리 당겨온 것도 있다”고 밝혀 투자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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