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절차 중단" 메르스 보건당국 통보…유족 '분통'

원주서 자가 격리 중 숨진 40대 부검 지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리대상으로 자택 격리 중 숨진 40대 남성의 사인 규명을 위한 부검이 지연돼 유족들이 반발하고 있다.이 남성은 메르스 관련 1·2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보건당국은 혹시 모를 감염 우려로 부검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원주경찰서와 유족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원주시 단계동 자신의 가게에서 A(4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암환자였던 A씨는 지난달 28일 지병 치료를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다녀온 뒤 발열 증세를 보여 원주시보건소에 자진신고 후 자가 격리됐다.A씨는 사망 전에 시행한 1차 검사에서 메르스 '음성' 판정이 나왔고, 사망 후 통보된 2차 검사 결과도 '음성' 판명됐다.

경찰은 A씨가 지병을 앓았던 점과 메르스 음성 판명된 점으로 볼 때 일반변사로 처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발견 당시 A씨의 가게 출입문이 열려 있었던 점에 비춰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로 유족과 합의했다.문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숨진 A씨의 부검 과정에서 혹시 메르스 감염 우려가 제기되자 부검 여부를 보건복지부와 논의하면서 지난 15일 오전에 하기로 한 부검이 돌연 연기됐다.

이 때문에 유족들은 장례 일정까지 전면 중단돼 분통을 터트렸다.

A씨의 유족 측은 "어제(15일) 오전에 부검을 끝내고 발인을 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장례 일정을 전면 중단하라는 통보를 받아 황당했다""며 "고인을 잃은 유족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이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측은 "부검 중 감염이 확인되면 부검의 등의 자가 격리 조치가 불가피하고, 업무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며 "보건복지부 산하 감염병 관련 위원회의 결정이 나오는 대로 부검할 계획이고, 결과 통지가 늦어지더라도 이날 오후에는 부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원주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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